[인터뷰①] 박서준 “‘그녀는 예뻤다’, 내겐 또 다른 시작”

입력 2015-11-22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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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주는 남자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패션매거진 ‘모스트’의 지성준 부편집장은 역변한 첫 사랑, 폭탄 파머머리에 양쪽 볼이 주근깨로 가득한 그녀를 사랑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예전에도 너고, 지금도 너고, 앞으로도 너야"라는 지성준의 대사는 수많은 여성들이 내 남자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아닐까 싶다.

배우 박서준(27)은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훈훈한 남자의 정석을 보여줬다. 지상파 첫 주연 작인 ‘그녀는 예뻤다’는 “늘 주인공을 원했었다”고 말하는 그에게 책임감이라는 묵직함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작품을 이끌어 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고요. 항상 주인공을 연기하고 싶었어요. 이유는 감정선 때문이죠. 조연이 감초역할이라면 주연은 감정선을 쭉 이어갈 수 있잖아요. ‘그녀는 예뻤다’는 제게 또 다른 시작인 셈이죠.”

박서준은 ‘대세’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은 20대 대표 배우로 성장했다. 그는 “내가 본래 갖고 있던 가치관이 흔들리지는 않은 거 같다”며 “달라진 게 있다면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몸이 열 개가 아니니까 공교롭게도 거절해야 할 일이 생기더라. 마음이 아프다”고 인기를 얻은 후 달라진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KBS2 ‘드림하이2’(2012)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KBS 시트콤 ‘패밀리’(2012), MBC ‘금 나와라 뚝딱’ ‘잠자는 숲속의 마녀’(2013), SBS ‘따뜻한 말 한마디’(2013), tvN ‘마녀의 연애’(2014) 그리고 올해 MBC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로 연속 흥행 가도를 달렸다. 결코 길지 않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박서준은 쉬지 않고 연기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제겐 전부 소중하고 기회가 됐던 작품들이에요. 늘 연기하면서 ‘좀 더 많은 장면에 출연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겠지’라는 생각을 했죠.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이 있는 거 같아요. 예전 작품들을 보면 제가 쓰는 일기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요.”

“사람마다 그릇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빛나는 도자기가 되기 위해 물레를 열심히 돌리고 있는 중이다.

“한계를 생각하려 하지 않아요. 다만 최선을 다할 뿐이죠. ‘그녀는 예뻤다’ 지성준의 경우는 역할 자체가 밋밋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였어요. 상대적으로 다른 역할들이 입체적이었죠. 캐릭터마다 저마다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저만 돋보이려고 하면 안 돼요. 균형을 맞춰야 좋은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죠. 간혹 ‘김신혁(최시원)이 더 다채로운 성격인데 어떻게 살아남을래?’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어요. 근데 저조차 대본을 보면서 김신혁을 더 재미있게 느꼈죠. 저한테 중요했던 건 지성준의 감정이었어요. ‘지금 제 그릇 크기는 이러합니다’라고는 말씀 못 드리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저는 점토가 화로에 들어가기 전, 빚어지고 있는 단계에 있다는 겁니다. 지금 열심히 돌아가고 있어요. (웃음) 돌리면서 모양을 만들다보면 언젠가 저만의 색깔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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