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상무 박항서 감독. 사진제공|K리그
‘손대지 않고 코풀기’란 표현이 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015’ 정상에 오른 상주상무에 딱 어울린다. 상주는 22일 챌린지(2부리그) 우승과 함께 1년 만에 클래식 승격을 확정했다. 반복되는 입대와 전역, 매년 선수단을 물갈이해야 하는 한계를 딛고 얻은 결실이긴 해도 유쾌하진 않았다.
올 시즌 챌린지에 11개 팀이 참가해 매 라운드 1팀씩 건너뛰는데, 공교롭게도 최종전을 상주가 거르게 됐다.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없는 상황. 일찌감치 40경기를 다 마친 상주가 승점 67로 1위에 올랐으나, 자력 우승은 불가능했다. 39경기에서 승점 66을 딴 2위 대구FC가 2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부천FC를 누르면 상주는 2위로 떨어져야 했다.
결과적으로 부천이 상주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전반 18분 호드리고의 골로 리드한 부천은 5분 뒤 대구 레오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추가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대구에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9월말 선두에 올라 탄탄대로를 달린 대구는 강원FC와의 원정경기(8일)에서 2-3으로 패한 데 이어 충주험멜과의 원정경기(14일)마저 1-1로 마쳐 번번이 기회를 날렸다.
전날(21일) 직원들을 대구로 이동시켜 시상식을 준비한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머쓱해졌고, 현장을 찾은 상주 프런트 역시 머쓱한 표정으로 우승 트로피를 건네받고는 재빨리 대구스타디움을 떠났다. 상주 박항서 감독은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일부러 (대구-부천의) 경기를 보지 않았고, 코치들도 승강 플레이오프(PO)에 대비해 (클래식 11위) 부산 아이파크 경기를 살피러 갔는데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새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며 웃었다.
한편 상주의 우승과 함께 올 시즌 K리그 PO 일정도 확정됐다. 3위 수원FC와 4위 서울 이랜드FC가 25일 챌린지 준PO(수원 홈), 그 승자가 28일 대구와 챌린지 PO(대구 홈)를 치른다. 클래식 11위 부산과 챌린지 최종 2위는 다음달 2일과 5일 홈&어웨이로 승강 PO를 펼친다.
대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