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들이 사랑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무대에 오르다

입력 2015-11-25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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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가 무대로 올라온다. 세계적인 연출가 니나가와 유키오의 손에 의해 연극으로 재탄생된 이 작품은 2015년 니나가와 유키오 연출가의 팔순을 기념하는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뉴욕 링컨 센터, 런던 바비칸 센터, 일본 사이타마 예술극장, 싱가포르 에스폴라네이드 등에서 공연됐고 마지막으로 서울 LG 아트센터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24일 개막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선보인 ‘해변의 카프카’ 프레스콜에서는 공연 시연과 함께 주요 배역들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미야자와 리에, 후지키 나오히토, 후루하타 나노가 참석했고 니나가와 유키오 연출은 지병으로 인해 내한하지 못했다. 이날 세 배우는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한 표정으로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미야자와 리에는 “런던,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를 거쳐 한국까지 왔다. 한국에서 5회 공연이 예정돼 있는데 그날이 ‘해변의 카프카’가 100회를 맞이하게 된다. 기념적인 공연을 한국에서 하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 한국은 첫 방문인데 관객들과의 만남이 기대된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후지키 나오히토는 “한국은 두 번째 방문인데 올 때마다 한국과 일본은 공통점이 많은 나라임을 느낀다. 또한 영화나 음악 등 독자적인 문화를 갖고 있어 일본에서도 한국의 문화들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곳에서 공연을 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극 ‘해변의 카프카’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집을 나선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가 끊임없이 방황하며 삶과 죽음, 어른과 아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을 다루고 있다. 하루키가 최대의 문학적 역량을 기울여 탄생시킨 이 작품에 대해 미야자와 리에는 “여러 해석이 가능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마 ‘해변의 카프카’를 읽는 독자가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 해석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10대에 읽었던 이 작품이 나이를 먹으며 또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굉장히 자유로운 작품이라 연기하는 배우 역시 표현하는 데 자유롭다. 그러기에 무대에서 표현되는 순간에만 존재하는 느낌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미야자와 리에는 “’카프카’는 누군가를 만나며 변화되는 인물이다. 누구나 여러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변화된다고 생각한다. 그 만남이 행복하든 아니든 우리의 삶의 풍부함을 전달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이 작품에서 만난 연출가를 통해 변화를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일본 인기드라마 ‘호타루의 빛’에서 부장 역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후지키 니오히토는 이 작품을 출연하며 부담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에서도 인기작가이다”라며 “만약 하루키가 만약 출연을 한다면 어떤 역을 하겠냐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그 때 1위가 ‘오오시마’ 역이었다. 그래서 더 부담이 됐다”고 고백했다.


일본계의 떠오르는 신성이자 ‘해변의 카프카’로 연극 데뷔를 치른 후루하타 니노는 첫 기자간담회에 긴장한 내색이 역력했다. 그는 “무대에 설 때 무서운 것들을 뛰어넘는다고 할까. 순간순간마다 마주해야 할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지금 취재진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게 겁이 난다”라며 부끄러운 기색을 보였다.

연기 경험이 없던 그를 니나가와 연출가는 “연극적으로 과도하게 훈련되지 않은, 미완성의 영혼을 지니고 있는 그가 좋았다. 흔들리는 마음과 위험한 면모를 함께 지닌 소년이라는 이미지에 잘 맞아 떨어진다”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전 세계를 다니며 공연을 펼친 그는 ‘해변의 카프카’에 대하여 “’변신’이 이 작품의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은 변화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욕망이 작품에서도 존재한다. 무언가로 인해서 변화되었을 때 나와 밖의 세계가 대치하는 방법도 바뀐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외부의 세계를 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도 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이 스스로에 인해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원작과 니나가와 유키오 연출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는 연극 ‘해변의 카프카’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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