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다른 사람에 대한 불평? 내겐 시간 낭비” [화보]

입력 2015-11-26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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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다른 사람에 대한 불평? 내겐 시간 낭비” [화보]

최근 한국에서의 마지막 무대를 선보인 발레리나 강수진이 여성중앙 12월호의 표지 화보를 촬영했다.

30년 발레 인생을 갈무리하는 그녀의 마지막 국내 공연에 수많은 수식어와 의미 부여를 하고 있는 세상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촬영 현장에서 만난 그녀는 덤덤했다. 그녀는 삶을 하나의 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도 끝도 없다고.

“제가 무덤에 들어가면 그때가 정말 끝이겠죠(웃음). 하지만 그 전에 끝은 없어요. 모든 순간이 끝이자 시작이죠. 오늘 굉장히 힘들었어도, 내일이면 또 다시 일어나게 되잖아요. 일어나면 또 시작이고. 그러니까 시작과 끝은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제가 발레를 그만두었어도, 오늘을 잘 살고, 내일 다시 잘 일어나면 그걸로 충분하죠.”

1986년 19세에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 입단 후 30년이 되는 내년, 그녀는 독일 무대를 끝으로 발레리나로서의 활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만 30년. 초등학교 때 발레를 시작했으니 그 시간들을 전부 합치면 족히 40년 가까이 된다. 그 오랜 시간에 대하여 일말의 아쉬움이나 미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이 강수진이라는 사람을 다르게 보는 이유일 거다.

“사람들이 저보고 ‘쿨’하다고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좋은 시절이든 어려운 시절이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일 거예요. 그러면 오늘 이 순간의 상황이 어떻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닌 게 되거든요. 그것이 감사한 일이 되죠.”

이번 인터뷰는 시종일관 그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으로부터 의미를 덜어내는 쪽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라고 한 마디 메시지를 던져주었는데, 그것은 의외로 심플했다.

“남의 인생을 보고배우기보다는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면 그게 최고예요.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이라곤, 단 한 번만이라도 아무 불평하지 않고 무조건 열심히 살아보라는 이야기뿐이죠. 물론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렇게 한번 해보고 그것으로부터 보람을 느끼면 그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알게 돼요. 저는 성격상 불평을 잘 안 해요. 스스로에 대한 비판은 많이 하는 편이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불평은 전혀 안 하죠. 왜냐하면 시간 낭비이기 때문이에요. 남이 하는 걸 보고 신경 쓰고 시기할 시간에 내가 조금이라도 발전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그는 현재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 감독으로 일하고 있는데, 취임한지 2년이 채 안됐다. 발레리나 이외의 일은 처음이지만 그녀의 삶은 지금까지와 비교해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그가 언제나 100%의 하루를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강수진의 위대한 일상을 콘셉트로 촬영한 화보와 자세한 인터뷰는 여성중앙 12월호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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