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손승연,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진짜 가수

입력 2015-11-28 1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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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손승연,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진짜 가수

신인이나 무명 가수를 만나다 보면 간혹 ‘꼭 잘 됐으면 좋겠다’, ‘큰 가수가 되는 걸 보고 싶다’라는 바람이 생길 때가 있다. 크게 두 가지 경우다. 첫째는 가수라는 꿈 하나를 좇아 자신의 모든 걸 바친 젊은 뮤지션을 봤을 때, 그 친구가 인성마저 좋다면 진심으로 잘 되길 바란다. 다른 하나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재능을 갖춘 가수를 만났을 때다.

드물지만 두 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하는 가수가 있다. 그런 가수를 만날 때면 찌릿한 희열을 느끼게 된다. ‘괴물 보컬’이라고 불리는 손승연이 대표적이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뚜렷한 히트곡도 없다. 소속사도 대형기획사가 아니다. 스타가 되기까지 얼마나 걸릴 지 가늠할 수 없는 유망주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손승연은 ‘DIVA’가 될만한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의 노래를 듣게 되면 “어?”라는 감탄사와 함께 한번쯤 ‘손승연’이라는 이름을 검색하게 된다.

손승연의 큰 무기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정확한 음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트레이드마크인 고음은 다른 가수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 음악적인 이해도도 높아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으며, 심지어 랩 실력까지 수준급이다.

KBS 음악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에서는 이런 손승연의 재능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손승연은 화려한 퍼포먼스 대신 오직 목소리로 승부한다. 지난달 방송된 ‘불후 故 신해철 작고 1주기 특집’은 그의 진가가 여실히 드러난 공연. 손승연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를 애절한 목소리로 열창했다. 그의 노래에 유가족과 수많은 청중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 외에도 ‘못 찾겠다 꾀고리’, ‘지금’ 등으로 여러 편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손승연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영화 ‘겨울왕국’ 열풍에 앞서 부른 ‘렛잇고’ 연습실 영상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열악한 음향에도 불구하고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 게재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의 유명 연예 매체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발표한 ‘렛잇고’ 커버 영상 톱 10에 들기도.

또 ‘라이언 시크레이트 닷컴’에서 진행된 베스트 커버 영상 투표에서는 최종 7명이 경합을 펼치는 파이널에도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음향 믹싱, 퍼포먼스, 영상편집 없이 목소리 하나만으로 만든 눈부신 성과였다.

손승연을 주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하루아침에 나타난 가수가 아닌 어릴 때부터 많은 무대에 오르며 내공을 쌓았다는 점이다. 직접 무대에 올라 경험하며 차근차근 자신을 발전시킨 과정은 엄청난 자산이다. 그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탑밴드’에 도전했고, 8강에 오르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어 최고의 보컬리스트들이 출연한 ‘보이스 오브 코리아’ 시즌 1에서는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손승연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라면 온,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현재 손승연은 아프리카 TV 내 자신의 채널을 개설하고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최근 그는 자메즈, 송민호, 앤덥이 불러 큰 인기를 모았던 ‘거북선’을 커버했다. 1인 3역을 맡아 정확한 플로우와 파워 넘치는 라임을 소화해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SNS에서도 손승연을 향한 네티즌들의 호평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방송 직후 해당 영상이 조회수 100만 뷰를 기록했다. 3명의 랩을 혼자 지치지 않고 소화해 ‘바다거북 폐활량’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네티즌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처럼 손승연은 재능에 열정을 더할 줄 아는 가수다. 때문에 당장 자신만의 히트곡이 없다고 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열심히 노래하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다 보면 손승연이라는 가수는 모두가 인정하는 명품 브랜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가 발표하는 노래들도 자연스럽게 히트곡이 된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설렘을 주는 진짜 가수 손승연, 5년 후 그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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