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진짜 사나이’, 설마 이정도 사과로 넘어가진 않겠죠?

입력 2015-11-30 09: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진짜 사나이’, 설마 이정도 사과로 넘어가진 않겠죠?

그 어떤 폭풍우에도 잘 견디며 순항하던 배가 자초될 위기에 처했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 시즌2’(이하 진짜 사나이)가 ‘대형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제작진이 발 빠르게 공식 사과했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29일 방송된 ‘진짜 사나이’ 해병대 특집에서는 이이경이 허리디스크로 인해 중도 퇴소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였다. 이이경이 군의관으로부터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아 훈련에 불참했고, 경위서를 작성하는 모습에서 그의 주민번호가 노출됐다.

이는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로 번질 우려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이경이 배우라는 점과 그의 배경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이웅범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지난 26일 LG화학의 신임 전지사업본부장으로 선임)이다. 대기업 임원의 자녀인 이이경의 개인정보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

또 이날 방송에서는 일본의 군가가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면서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 초반 배우 임채무의 내레이션 부분에서 일본의 군가 중 하나인 ‘군함행진가’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이다.

이에 ‘진짜 사나이’ 제작진은 약 3시간 만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 제작진은 “오늘 ‘진짜 사나이’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부주의로 부적절한 배경음악이 방송되고, 배우 이이경의 주민등록번호가 모자이크 처리가 안 된 상태에서 잠시나마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 여러분과 이이경, 그리고 군 관계자분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과정에서 더욱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제작진의 사과에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청자와 누리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방송사고로 넘어가기에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프로그램의 폐지를 주장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는 이번 일에 대한 직·간접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심의도 예상된다. 이미 수차례 방통심의위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은 ‘진짜 사나이’다. 이번에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지난해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면서 홍역을 치른 JTBC ‘비정상회담’은 당시 방통심의위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그만큼 ‘진짜 사나이’도 전처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그동안 수많은 논란에도 면죄부를 줬던 시청자들이지만, 이번에도 쉽게 용인할지 알 수 없다. 방송사고의 규모가 큰 만큼 제작진의 진심 어린 사과와 후속 대책 마련이 시급이다.

그리고 시즌1에서 시즌2로 개편할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진짜 사나이’였다. 고작 1년이 지났다. ‘진짜 사나이’에게는 유독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걸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