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톱스타 회당 출연료 상한선’ 합의

입력 2015-12-03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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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12월 3일


지상파 3사 드라마국장 긴급모임

외주제작 드라마의 편성 비율이 늘어났지만 일부 제작사는 출연자들의 출연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등은 아예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하거나 주지 않은 관련 제작사의 리스트를 만들어 언론에 배포하기도 한다. 출연료 미지급 문제에 대해 드라마를 편성, 방송하는 방송사들은 제작비를 정상적으로 지급해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연기자들은 더욱 구조적인 대책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톱스타급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물론 출연료 미지급의 문제가 이로부터 발생하는 건 아니지만 예나 지금이나 드라마 제작비 가운데 연기자 출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클 수밖에 없다.

1997년 오늘,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드라마국장들이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이듬해인 1998년 1월1일부터 연기자 출연료를 대폭 감축키로 하고 톱스타급 연기자의 회당 출연료 역시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이에 앞서 방송사들은 그해 3월과 5월에도 연기자 출연료를 낮추는 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를 줄이기로 결의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 상태였다.

당시 톱스타급 연기자의 주간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300만원 이상이었다. 이날 긴급 모임에서 방송사들은 그 출연료가 2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작가들의 원고료의 경우에도 A급의 경우 회당 120만원의 상한선을 두었다. 이와 함께 방송사들은 연기자들의 전속제도를 폐지키로 하고, 3편 이상 중복 출연하는 연기자들에게 자제를 권하기로 했다.

특히 1997년 이맘 때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상황을 맞은 IMF 체제가 막 시작될 즈음이었다. 출연료 동결 혹은 감축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방송사들 역시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발걸음을 맞추려는 것이었다. 연기자 출연료가 드라마 전체 제작비의 7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경제적 어려움은 급격히 줄어드는 광고 매출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욱 근본적인 대안으로는 드라마 편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현실적으로 제기됐다. 연간 40여편이 방송되면서 모두 10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가는 상황이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안은 주장 만큼 현실화하지 못했다.

그럼 현재 1년에 방송되는 드라마는 몇 편 정도일까. 지상파 방송 외에도 케이블채널과 종편채널 등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연간 100편이 넘는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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