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의윤-신재웅 존재로 유연해진 겨울행보

입력 2015-12-0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정의윤-신재웅(오른쪽). 스포츠동아DB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였다.

SK는 지난 7월 LG와의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우타자 정의윤(29)과 좌완 셋업맨 신재웅(33)을 영입했다. 당시만 해도 5강 전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SK가 던진 승부수로만 읽혀졌다. 실제 정의윤은 SK 이적 직후 반전을 이어갔고, 극적으로 5강에 진입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12월에 접어든 시점에서 SK의 이 트레이드의 ‘진가’가 더 진하게 드러나고 있다. 두 선수가 가세한 덕분에 SK가 팀 플랜을 짜는 데 결정적 유연성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SK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불펜 원투펀치인 정우람(30)과 윤길현(32)을 한화와 롯데에 뺏겼다. SK가 책정한 가치 이상을 요구하는 이상, 불가피한 결별이었다. 그럼에도 SK가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재웅이라는 좌완 셋업이 버티고 있었던 것도 결정적 요인이었다. 신재웅이 건재하고, 재활을 거친 박희수(32)가 전성기 구위를 회복하면 좌완 불펜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

SK는 외국인타자 영입에도 정의윤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SK는 우타 거포 유형인 앤드류 브라운을 포기하고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내야수 헥터 고메즈(27)를 영입했다. 고메즈는 공을 맞히는 데 재주가 있는 스타일의 선수로 장타자가 아니다. SK는 수비와 콘택트 능력에 방점을 찍고, 고메즈를 영입한 것이다. 2015시즌을 거치며 SK의 최대 약점으로 거론된 2루수와 유격수 수비능력을 고메즈를 통해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고메즈의 존재로 기존의 유격수 김성현(28)과 2루수 나주환(31)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경쟁 구조가 만들어졌다.

정의윤은 SK에서 약 두 달만 뛰고도 14홈런을 터뜨렸다. 이 페이스가 2016시즌에 유지된다면 제2의 박병호(29·미네소타)가 될 수 있다. SK의 오랜 숙원인 우타 거포 문제가 해결되면 의외로 SK는 투타 밸런스가 가장 잘 맞는, KBO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