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정인영이 말하는 MAXIM, 물벼락 그리고 노출

입력 2015-12-20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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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②] 정인영이 말하는 MAXIM, 물벼락 그리고 노출

이제는 프리 선언을 한 정인영 전 KBSN 아나운서는 다른 스포츠 아나운서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화제를 뿌려 왔다. 그는 스포츠 아나운서들의 통과 의례 같은 의상 논란부터 현장 인터뷰 중의 때 아닌 물벼락을 겪어가며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종종 차지하곤 했다.

이에 자유인이 된 지금의 정인영에게 다소 민감할 수 있지만 피해갈 수는 없는 세가지 질문을 던졌다. 조심스러운 질문에 정인영은 시원시원한 외모처럼 쿨한 대답으로 이날의 인터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가장 먼저 질문 했던 것은 남성 성인 매거진 MAXIM의 최초 매진 기록을 세운 2015년 신년호 표지 모델에 대한 질문이었다. 당시 MAXIM은 황금빛 드레스를 입은 정인영을 내세웠고 이 파격적인 화보는 곧 얼굴을 드러낸 표지 모델최초의 완판 기록으로 이어졌다.

"수위가 좀 세지 않았냐고 하시는데 의상이 스킨톤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제 피부가 또 까만 편이라 일종의 착시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매진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어요.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죠. 신년호라서 사진이나 내용에 신경을 많이 쓰신 덕인데 마치 제 덕에 매진이 된 것처럼 나왔을 뿐이에요."

이어 정인영은 논란이 됐던 물벼락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야구장에서 수훈 선수를 인터뷰 하던 중 물벼락을 맞았고 이는 스포츠 아나운서에 대한 처우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물벼락을 맞고) 제가 분노했던 건 딱 하나예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이 직종이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된다고 여겨지는 것에 화가 났어요. 하지만 그런 일 때문에 현장 인터뷰가 싫어졌다거나 그 선수가 싫어진 건 아니에요. 다만 선수들과 팬들이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을 마음으로 존중해 주고 같은 업계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인식해 줬으면 좋겠어요."

정인영의 말처럼 일부 몰지각한 선수들과 팬들이 여자 스포츠 아나운서들을 한 수 아래로 보는데에는 이들을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한 방송국의 책임도 분명히 존재한다. 정인영 역시 잦은 의상 논란을 겪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런 논란은 완전히 피해갈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섹슈얼한 이미지도) 적당히만 활용한다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지점이 있죠. 여성 방송인을 데려다 쓰는 이유에서 이런 부분을 빼고 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이런 부분으로만 승부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배경지식은 완벽하게 가지고 있어야죠. 아직도 '이 여자가 옷을 이렇게 입어서 좋은건지, 진행을 잘하는데 옷도 그렇게 입어서 좋아야 하는건지' 뭔가 먼저여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봐요."


정인영은 이어 "방송인으로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야 하는 건 필요하다"는 기자의 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나 그는 "지나친 시선끌기 경쟁은 안된다"고 말했다.

"분명히 (시선을 끄는게) 필요한 건 맞아요. 하지만 그게 도가 지나쳐서 경쟁이 되면 안되죠. 만약 어떤 아나운서가 무릎 위로 15cm 올라가는 의상을 입었는데 다른 경쟁사 아나운서가 무릎 위 20cm 올라간 의상을 입은 걸 보고 '난 더 짧게 입어야 겠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는 거죠. 적당한 선에서 저와 저를 보는 사람들의 공통 분모 안에서 예쁘게 보이는 걸 지키자는 거에요. 이걸로 경쟁을 하면 분명히 문제가 되겠죠."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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