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 허락되지 않는 세 가지

입력 2015-12-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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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사진제공|CJ E&M

연기자용 대본 1권만 출고 ‘복사금지’ 철저
팬 선물 불가…외부인 촬영장 방문도 차단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이 폭넓은 시청자 관심 속에 16%(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가구)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넘쳐나는 시청자의 사랑을 막을 순 없지만, 적어도 ‘응팔’에서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대본. ‘응팔’의 대본은 연기자용 1권만 출고된다. 24시간 붙어 다니는 매니저라도 내용을 보기는 쉽지 않다. 올해 7월 촬영 초기 대본이 유출돼 제작진 내부에 한 차례 비상이 걸린 바 있다. 제작진은 연기자들에게 보안을 신신당부하며 내용이 방송 전 유출되는 것에 극도로 민감해한다. 최근에는 대본 표지에 ‘복사금지’라는 문구를 적어 놓기까지 했다.

드라마가 한창 인기를 끌면 팬들의 ‘밥차’ ‘커피차’ 등 선물이 이어진다. 하지만 ‘응팔’에서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는다. 걸그룹 걸스데이 혜리의 팬들은 극중 성덕선 역을 맡은 그의 사기 진작과 연기자와 스태프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현장에 선물을 보낼 뜻을 전달했지만, 마음을 접어야 했다.

제작진은 외부 인원이 촬영장을 방문해 향후 발생할 수도 있을 스포일러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또한 일부 팬들의 현장 ‘인증샷’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응팔’은 다음 방송분의 내용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게 하기도 한다. 여느 드라마는 시청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내용만 골라 이를 편집해 예고편으로 방송하지만, ‘응팔’은 다르다. 이른바 제작진의 ‘낚시성 예고편’ 때문이다.

앞서 18일 내용을 예고한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최택(박보검)이 가출해 온 동네사람들이 이를 걱정하는 듯한 뉘앙스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정작 본 방송에서는 최택이 단순히 대국에 나섰고, 이를 중심으로 벌어진 에피소드를 담았다.

제작진은 시청자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요소만 골라 극의 몰입을 높인다. 시청자도 제작진이 던져놓은 ‘낚시질’에 매번 순순히 걸려들고 있지만, 그것 역시 ‘응팔’의 남다른 재미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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