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의 2015년을 돌아보면 이들의 성장은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설날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이제는 MBC의 토요일 밤을 책임지는 대표 예능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
이같은 성장의 중심에 백종원이 있다. 그는 누구나 시도해 보고 싶은 레시피와 누리꾼들의 능숙한 소통으로 '마리텔' 신규 고객(?)들을 대거 끌어들였으며 이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쿡방 열풍의 주역으로 만들었다.
백종원은 첫 우승부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파일럿 당시 우승 소감을 밝히면서 아내 소유진에 대한 애정과 더불어 이들의 사이를 오해하는 누리꾼들에게 진심 어린 속내를 전했다. 사업가로서 방송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함께 하는 인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에 대한 배려를 부탁한 것.
이후 백종원은 '마리텔'에서 구수한 입담과 다소 허술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아내에게 게임용 마우스를 들켰다는 사실을 안 후 당황하는 모습이나 슈가보이라는 별명에 땀을 뻘뻘 흘리며 해명하는 모습은 백종원과 시청자들의 거리를 단숨에 좁혔다. 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시청자들이 백종원을 유명 프랜차이즈 경영자가 아닌 '백주부'로 받아들인 순간이기도 하다.
백종원은 이런 친근함과 풍성한 콘텐츠, 이를 쉽게 풀어내는 언변으로 '마리텔'의 왕좌에 올랐다. 콘텐츠와 쌍방향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던 '마리텔' 제작진의 의도가 백종원을 통해 완성된 것이다.
그는 더이상 '마리텔'의 고정 멤버로서 활약하지 않지만 존재감만은 여전하다. 백종원이 보여준 요리 콘텐츠의 위력은 그대로 남아 셰프 오세득, 요리 연구가 이혜정을 통해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마리텔'에서 활약하는 ‘백주부’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되어 아쉬움이 남지만 ‘박수칠 때 떠난’ 현명함은 칭찬할 만 하다. 이제 공식적으로 '마리텔'을 떠난 백종원의 뒤를 이을 후계자는 누구일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