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들로 만약 야구팀을 꾸린다면 분명히 4번 타자는 '무한도전'일 것이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공공성까지 잡는데다가 토토가, 무한도전 가요제 등 대형 홈런도 자주 쳐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한도전'과 더불어 MBC 예능 중 고참 축에 속하는 '라디오스타'는 몇번 타자일까. 타순의 번호까지 특정지을 수는 없지만 꾸준한 시청률을 보면 적어도 하위 타선은 아닐 것이다.
'라디오스타'의 2015년 시청률(닐슨 미디어, 전국 기준)을 살펴보면 5% 이하로 떨어진 적은 단 세번 뿐이다. 이후 상반기에는 5~6%의 시청률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7~8% 대로 올라섰다. 심야 예능으로서 이 정도면 '대박'까지는 아니어도 '중박'은 친 셈이다.
그렇다면 왜 '라스'는 이토록 강한가.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라스'는 우선 '무릎팍 도사' 후속 코너 때부터 지켜온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수요일 밤에 이 프로그램을 보는 건 이미 습관이 되어 있다. 이 때문에 '라스'가 계속 수요일 밤 1위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충성도 높은 시청자들을 바탕으로 '라스'는 독특한 게스트 조합으로 새로운 시청자들에게 기대를 품게 한다. 비록 해당 에피소드가 끝난 후 다시 떠나는 시청자들이어도 시청률 면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며 '라스'의 강점을 설명했다.
위기 때 대형 홈런을 치는 타자만큼 무서운 사람이 슬럼프 없이 꾸준한 타율을 유지하는 타자다. '라디오스타'의 무서운 점은 홈런은 못쳐도 반드시 안타는 쳐내는 꾸준함에 있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 안타를 치는 타자는 언젠가 또 대형 홈런을 만들어 낸다. '라디오스타'는 딱 그런 예능 타자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