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이영진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조기 소집과 빠른 동계훈련으로 새로운 도전
현실과 미래 적절히 조화시킨 스쿼드 구성
대구FC에 2015시즌은 큰 아픔으로 기억될 만하다. 사투 끝에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놓치며 2016시즌 클래식(1부리그) 직행에 실패했고, 이어진 챌린지 플레이오프(PO)에서도 서울 이랜드FC를 꺾고 올라온 수원FC에 무릎을 꿇어 끝내 승격에 실패했다.
충격은 실로 컸다. 눈물을 쏟으며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들 못지않게 대구 이영진 감독도 휴대폰 전원을 끈 채 한동안 칩거에 들어갈 정도로 상처가 대단했다. 막판 레이스에서 번번이 승점 확보에 실패한 것이 화가 됐다.
그러나 아픈 기억은 빨리 잊어야 하는 법.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대구는 이색적인 선택을 했다. 다른 팀들보다 훨씬 빨리 선수단을 소집했다. 지난달 28일 상견례를 한 뒤 경남 남해로 이동해 동계전지훈련에 돌입했다. 현재 참가 인원은 30여명.
조기 훈련은 사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책임진 선수들의 절반 이상이 이런저런 이유로 팀을 떠났다. 특히 클래식 원 소속팀 수원삼성에 복귀한 ‘살림꾼’ 이종성의 공백 등이 크게 다가온다. 외국인선수 진용도 공격수 에델만 남기고 사실상 새 판을 짜야 하기 때문에 이 감독은 최대한 빨리 손발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아직까지 원하는 수준의 전력은 아니다. FC서울에서 데려온 미드필더 이재권과 일본 J리그를 경험한 공격수 최정한 등 일부를 제외하면 당장 베스트 전력감은 아니다. 여기에 일부 선수를 보강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미래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한다. 어린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대구 조광래 단장의 노력 속에 아마추어에서 재능을 보인 유망주들을 대거 끌어들인 상태다. 이 감독은 “이미 과거는 엎질러진 물이다. 팀 전체가 똘똘 뭉쳤다. 지난해에 느낀 2% 부족함을 채워 다시 최고 무대로 도전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남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