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고소와 선처의 악순환…활개치는 악플러들

입력 2016-01-1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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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타히티의 지수-배우 이정재-가수 김준수-아이유-비(왼쪽부터 시계뱡항으로). 동아닷컴DB

막상 잡고 나면 마음 약해져 각서 받고 선처 일쑤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 보호 차원 고소 계속하기도

연예계에서 악성 누리꾼을 고소한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전해지고 있다. 11일 FNC엔터테인먼트는 “허위 사실 유포 및 악성 게시물과 댓글로 소속 아티스트를 비방하고 명예훼손 등 피해를 주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최근 한 달 사이 김준수와 비, 아이유, 이정재 등이 악성 누리꾼을 고소했거나 준비 중이란 사실을 전했다. 이들 외에도 연예계 스타들이 누리꾼을 고소한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악성 누리꾼에 대한 고소가 잇따르지만, 악플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선처는 없다” “강력 처벌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지만, 실상은 그 무엇도 경종이 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악플을 견디다 못해 법적 대응에 나선 연예인들은 “선처하지 않을 것”이라지만, 막상 악플러를 적발하면 미성년자이거나 불우한 환경에 처한 이들이 많아 마음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향후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선처한다. 이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악플러들이 활개를 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그럼에도 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 보호 차원’에서 악성 누리꾼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자신에 대한 반응이 궁금한 연예인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관련 댓글을 확인한다. 하지만 악플로 인해 우울증과 자괴감에 빠지고, 심지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단순한 욕설이나 비방을 넘어 근거가 전혀 없는 악성 루머를 만들어 퍼트리거나, 가족까지 거론하며 모욕하고, 어린 여성에 대한 성적 수치심을 유발시키는 행위 등 도가 지나친 경우에는 그 악영향의 결과가 심각하다.

따라서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은 이런 상황에 놓인 연예인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책이다. 고소를 하면 그나마 악플이 줄어드는 효과도 나타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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