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SK의 의리, 조정훈-전병두 일으켜 세울까?

입력 2016-01-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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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정훈-SK 전병두(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SK와이번스

롯데 조정훈-SK 전병두(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SK와이번스

롯데 포크볼러 조정훈(31)은 2010년을 끝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SK 좌완 파이어볼러 전병두(32)도 2011년 1군 등판이 마지막이었다. 이들은 수술과 재활로 점철된 20대의 후반기를 보내고, 어느덧 서른 살을 넘어섰다.

조정훈은 5시즌, 전병두는 4시즌을 통째로 못나왔다. 냉정하게 말하면 2016시즌에도 복귀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들의 소속팀인 롯데와 SK는 해마다 연봉을 지급했고 수술 혹은 재활을 지원했다.

조정훈은 2013년 억대연봉(1억1000만원)을 끝으로 2014년 7700만원, 2015년 7000만원에 이어 2016년 5200만원으로 깎였다. 전병두 역시 2012년 1억4000만원까지 달했던 연봉이 2013년 1억1000만원, 2014년 8000만원, 2015년 5600만원에 이어 2016년 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1군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해 고과가 사실상 제로(0)인 것을 고려하면 이 투수들을 데리고 있는 팀도 ‘대단한 의리’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효율성이 없는 선수를 방출시킨다 하더라도 딱히 탓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두 투수가 전성기 시절 보여줬던 위력적 구위에 대한 미련을 아직도 구단이 놓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서 공백기가 5~6년을 훌쩍 넘기게 되면 기대감도 희석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오히려 한 투수의 인간승리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지막 기회를 주고 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두 투수가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해 1군 마운드에 복귀하는 날이 온다면 롯데와 SK 구단의 긴 시간을 들인 배려도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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