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스 버건디’ 손승연, 랩+보컬+작곡 가능한 종합선물세트

입력 2016-02-1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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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손승연은 완벽주의자다. 성격상 넘어지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한다. 이러한 모습은 특히 음악작업을 할 때 여실히 나타난다. 요즘은 곡을 쓰고 있다. 손승연은 완벽한 결과물만을 추구한다. 회사 식구들은 ‘대충이라도 들려달라’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소속사 식수들에게도 단호하다. 가장 괜찮은, 가장 들려주고 싶은 곡만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1년 2개월여 만의 컴백한 손승연이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괴물보컬’, ‘절대고음’ 등 다양한 수식어를 보유한 손승연은 이번 신곡 ‘미스 버건디’에서 고음 대신 랩을 택했다. 한층 깊어진 감성에 색다른 창법까지 손승연을 재발견할 수 있는 앨범이다. 카멜레온 같은 매력으로 돌아온 ‘미스 버건디’ 손승연을 만났다.

“박근태 프로듀서와 오랜만에 작업을 했어요. 데뷔 미니앨범 작업도 같이 해 본 적 있어서 어색함은 없었죠. 굉장히 꼼꼼하신 분이라 의지를 많이 했어요. 특히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어요. 앨범 발매 전부터 대중이 어떻게 들을지 걱정이 앞섰죠. 한 마디로 ‘걱정 반 기대 반’이었어요. 근데 예상 외로 많은 분들이 호평을 해주셔서 한시름 놨어요.”

이번 앨범은 손승연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정규 앨범 처음으로 랩을 시도한 손승연에게 ‘미스버건디’는 새로운 도전이자 ‘제2의 데뷔’ 같은 앨범이다. ‘미스 버건디’는 고전적인 소울 감성과 트렌디한 힙합 비트가 적절하게 조화된 곡으로, 진한 이별 후의 감정선을 고혹적으로 풀어냈다.

“고음은 앞서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번에는 고음보다는 플로우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사실 욕심쟁이라서 혼자서 노래와 랩을 다 소화했어요. (웃음) 랩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컴백이 늦어진 이유도 다 랩 때문이죠. 노래 녹음은 금방 끝났는데 랩 녹음은 3일이나 걸렸어요. 랩 메이킹은 타이거JK가, 플로우는 비지가 만들었어요.”


사실 가수 손승연은 ‘괴물보컬’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고음가수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손승연은 이번 앨범을 통해 고음가수 대신 새로운 수식어와 이미지를 얻는 것이 목표다. 최근 SNS에는 러닝머신에서 노래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NS 러닝머신 영상은 폐활량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특히나 랩은 폐활량이 중요해서 그렇게 연습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손승연 하면 떠오르는 인식들을 깨려다보니 걱정 많았죠. 손승연 하면 딱 떠오르는 노래를 하나 만들고 싶기도 했어요. 회사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어요. 의외로 락, 알앤비, 힙합에 관심이 많거든요.”

손승연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폭넓은 것으로 유명하다. 데뷔 전 KBS ‘탑밴드’에 출연한 손승연은 ‘보이스코리아’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음악적 다양성과 함께 놀라운 실력을 과시했다.

“사실 힙합 장르가 너무 좋아요. 사실 탑밴드 때는 락 장르를 싫어했거든요. 근데 데뷔 후에는 락 장르가 내 창법, 성량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장르들을 경험한 것이 음악적 자양분이 됐죠. 그래서 발라드 말고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언제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이번에는 랩도 있다 보니 호흡이나 창법에 많이 신경을 썼어요.”

손승연의 랩 실력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과거 손승연이 인터넷 방송에서 불렀던 ‘거북선’은 하루 만에 조회수 백만을 기록했다. 여러 명이 부른 ‘거북선’을 혼자 완벽하게 소화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수준급의 랩 실력으로 차기 ‘언프리티 랩스타’ 후보자로 매번 입에 오르내릴 정도다.

“‘언프리티랩스타’ 안 나가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근데 아직까진 생각이 없어요. 내가 아직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닌데 누가 될까 걱정이 많거든요. 랩 메이킹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하나도 준비가 안됐어요. 굳이 비슷한 캐릭터를 꼽자면 시즌1에서는 치타, 시즌2에서는 예지나 유빈 언니라고 생각해요. 걸크러쉬를 일으키는 사람이 너무 좋아요.”


손승연은 공백기 동안에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KBS ‘불후의 명곡’은 가수 손승연이 실력파 뮤지션임을 알리는데 크게 한몫했다. 손승연은 ‘불후의 딸’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무대에서 각양각색의 매력을 발산했다. 특히 故신해철 ‘우리 앞의 생이 끝날 때까지’와 god ‘촛불하나’ 무대는 많은 이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선사했다.

“‘불후’ 故신해철 선배 편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였어요. 원래 노래할 때 잘 안 울거든요. 근데 눈물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신해철 선배와는 ‘탑밴드’로 인연이 있어요. 당시 출연진끼리 MT간 자리에서 도시락을 혼자 먹고 있으니 선배님이 ‘왜 혼자 먹느냐. 우리도 같이 먹자’시더군요. 하늘같은 선배라 무섭기만 한 분이었는데 알고보니 정이 많은 분이었어요. ‘불후’ 무대 이후 행사요청이 많이 들어왔는데 다 거절했어요. 신해철 선배와 나만의 추억으로 남겨두고 싶었어요.”

손승연에게 이처럼 좋은 시기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데뷔 이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슬럼프는 손승연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데뷔 후에는 잊혀짐이라는 두려움이 있었죠. ‘보이스코리아’ 시즌1 우승자기 때문에 다음 시즌도 잘 되려면 내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이러한 강박은 ‘불후’를 통해 많이 극복했어요. 제일 많은 고민은 대표곡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 앨범에 심혈을 기울였어요. 올해엔 내 이름을 내건 소극장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롤모델로 윤미래를 꼽은 손승연은 랩과 노래 모두를 소화할 수 있는 완성형 뮤지션을 희망했다. 앨범뿐만 아니라 뮤지컬 같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면 무엇이든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싱글을 통해 손승연은 보컬리스트의 전환점이자 한 단계 나아간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발휘할 예정이다.

“듣고 싶은 수식어요? 딱히 듣고 싶은 건 없어요. ‘괴물보컬’, ‘사기캐릭’ 같이 많은 수식어로 불러주시니 하나같이 다 재밌고 감사해요. 수식어가 다양한 가수, 오래 음악 하는 가수, 버건디 같이 진한 색을 띄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믿고 듣는 가수 손승연이 될 수 있도록 애쓸테니 많이 들어주세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포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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