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사태, 해외서 더 큰 파장…이용관 집행위원장 지지 성명 이어져

입력 2016-02-15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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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7일 개막한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베로 베이어 집행위원장과 함께 50여명의 영화인들이 한자리 모여 부산국제영화제 지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베를린영화제를 비롯 해외 유수 영화제와 기관 단체에서도 #ISUPPORTBIFF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들은 부산영화제의 독립성 수호와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성명서를 발표, 점차 세계 영화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개막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현지 시간으로 14일 오전 ‘#ISUPPORTBIFF in Berlin’ 행사가 열린 가운데, 약 150명의 영화인들이 몰려 #ISUPPORTBIFF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는 전주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서울여성국제영화제 등 한국의 대표적인 국제영화제들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영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처한 현 상황을 알리고, 영화제의 표현의 자유와 독립성 보장에 대한 지지 연대를 마련하기 위해 주최되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알베르토 바르베라(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 제롬 빠이야르(칸필름마켓 운영위원장), 샤를 테송(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 에두아르 와인트롭(칸영화제 감독주간 수석프로그래머), 토마스 하일러(베를린영화제 큐레이터), 피어스 핸들링(토론토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스테판 로딘(바르샤바영화제 집행위원장), 루치아노 바리소네(비젼 뒤 릴 집행위원장), 네션 무들리(시드니영화제 집행위원장), 요나스 홀름베르(예테보리영화제 집행위워장), 사브리나 바라세티(우디네극동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세계 영화제의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들 그리고 유럽영화진흥기구(European Film Promotion:EFP) 등 세계 각국 영화기관의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부산영화제의 사태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 영화제 공동의 문제임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날 모인 영화인들은 ‘문화 예술과 영화제에 대한 정치적인 간섭을 중단하라’(알베르토 바르베라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용관을 지지한다’(샤를 테송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집행위원장) 등 부산영화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산영화제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세계 영화제가 단체로 지지함을 #ISUPPORTBIFF 피켓을 들고 메시지를 전했다.

브줄국제아시아영화제는 10일 폐막식에서 700여명의 관객이 모인 자리에서 #ISUPPORTBIFF 지지 선언을 발표하였으며, 북유럽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스웨덴 예테보리국제영화제의 요나스 홀름베리 집행위원장은 8일 폐막식 중 드래곤어워드 시상에 앞서 “부산영화제는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이빙벨’을 상영한 후 당국의 탄압을 받고 있다. 예테보리영화제와 전 세계 모든 영화인들은 이와 같은 탄압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며 부산영화제 지지 메시지를 발표했다.

독일의 문화예술기관인 ‘세계문화의 집(Haus der Kulturen der Welt)’ 베른 셰레르 관장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게 가해진 정치적 압력과 함께,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역할과 임무수행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존립근거를 위협하는 것임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라며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영화제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루어 낸 놀랄만한 전문성과 미학적 타당성은 검열과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하여 예술적, 정치적 자유를 누릴 때에만 비로소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부산국제영화제에 전적인 지지를 보내며, 부산시는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의 정신에 입각해 현 상황을 재고할 것을 촉구합니다”라고 지지 성명서를 통해 부산영화제를 지지했다.

그 밖에도 유럽영화진흥기구(European Film Promotion: EFP)의 마틴 슈에이호퍼 회장과 안드레아스 스트럭 프로젝트 디렉터, 야마가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와 세계 영화 기관 단체, 영화인들로부터 성명서와 지지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하 세계문화의 집 지지성명서 전문>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게 가해진 정치적 압력과 함께,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역할과 임무수행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함께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산지원삼각은 수준 높은 프로그램과 체계적인 조직구성, 그리고 따듯한 환대와 국내외를 망라한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존립근거를 위협하는 것임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영화제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이루어낸 놀랄만한 전문성과 미학적 타당성은 검열과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하여 예술적, 정치적 자유를 누릴 때에만 비로소 성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초기부터 간여하여, 영화제를 대표하는 인물이 가져야 할 높은 책임감과 역할을 감당해왔습니다. 특히 2014년에는 300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페리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과 관련하여, 부산시로부터 상영철회요구라는 정치적 간섭에도 불구하고 상영을 결정했으며, 그 결과 시로부터 사임요구를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은 이용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진실한 사람임을 잘 보여주는 예일 뿐입니다.

‘베를린 세계 문화의 집'(Haus der Kulturen der Welt)과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2012년부터 베를린에서 뛰어난 한국 영화들을 소개해 온 '베를린한국영화제-한국영화의 오늘'을 포함하여 다수의 성공적인 프로젝트들을 함께 진행해왔습니다. 이런 오랜 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부산국제영화제에 전적인 지지를 보내며, 부산시는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의 정신에 입각해 현 상황을 재고할 것을 촉구합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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