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코칭스태프 3인 “최강전력…더 세진 닥공” “GK·수비수 부담도 커져”

입력 2016-02-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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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을 보필하는 전북현대 코칭스태프 3인(왼쪽부터 김상식 코치, 박충균 수석코치, 최은성 골키퍼 코치)은 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 3연패를 꿈꾸는 녹색군단의 2016시즌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세 코치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캠프에서 함께 포즈를 취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전북 코칭스태프 3인이 본 2016 시즌

꼭 꺾고 싶은 상대? 챔스리그 수천억 쏟아부은 중국 팀들
K리그 우승은 당연…다른 팀들 시기·질투는 우리 자부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는 올 시즌 아시아 클럽 정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단추도 잘 꿰었다. 23일 전주 안방에서 열린 FC도쿄(일본)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E조) 1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지독한 J리그 징크스탈출을 알린 신호탄이자,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아시아 왕좌 탈환을 향하는 기분 좋은 첫 걸음이었다. 물론 전북의 꿈은 이게 끝이 아니다. 통산 5번째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는다. 충분히 실현가능한 도전이다. 모기업(현대자동차)의 변치 않는 든든한 지원 속에 “성적과 흥행 모두를 잡겠다”는 전북 최강희(56) 감독과 이철근(63) 단장의 뚝심은 최상의 전력구축으로 이어졌다. 축구계도 ‘K리그 방위대’로 떠오른 전북의 우승 가능성을 높이 점친다.

그래서 누구보다 전북을 잘 알고, 또 전북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직접 물었다. 박충균(43) 수석코치와 김상식(40) 코치, 최은성(45) 골키퍼 코치 등 전북 코칭스태프 3인은 과연 녹색군단의 2016시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참모들이 본 최강희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박충균(이하 박)=생각이 많은 분이다. 남들이 1∼2번에 그칠 걸 3∼4번씩 고민한다.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하며 ‘인간 최강희’가 어떤 사람인지를 대충 알 것 같다. 아, 못하시는 게 없다. 바둑 장기 골프, 심지어 낚시까지 죄다 잘하신다.

최은성(이하 최)=꼼꼼하다. 토의를 하고, 의견을 잘 물어보시는데 결정은 자신이 꼭 해야 한다.

김상식(이하 김)=음, 천재? 정말 농담이 아니고 못하시는 게 없다. 심지어 내기, 잡기에도 능하다. 뭔가 물어볼 때도 뻔한 대답을 좋아하진 않는다. 함부로 말하는 게 껄끄럽다. 여러 가지 상황, 변수에 잘 적응하는 카멜레온과 같은 사람이다.


-올해 전북의 전력은 어떤가.

박=우리가 상대적으로 (전력보강이) 많을 뿐이다. 다른 팀들도 똑같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FC서울과 울산현대 등도 꾸준히 전력을 채웠다. 아마 경쟁은 훨씬 심해질 거다. 다행히 ‘압도적인 경기력’을 위한 퍼즐이 채워졌으니 훨씬 공격적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최=부담요소도 있다. 무게중심이 전방에 쏠려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기가 많아질 가능성은 항시 염두에 둬야 한다. 골키퍼, 수비수들의 부담이 커졌다.

김=동감한다. 일단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고 본다. 다만 챔피언스리그는 또 다르다. 감독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중국 슈퍼리그 클럽들의 거센 물량공세에 대처하기 위한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


-챔피언스리그는 ‘전북의 숙명’으로 불린다.

박=부담이 없진 않다. 우린 K리그를 선도해온 팀이다. 주변 기대를 채우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을 거다. 그래도 이렇게 늘 꾸준히 아시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최=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 우리에게 K리그가 그런 무대다. ‘지키는 자’의 입장에서 한 해를 보내야 한다. 반면 챔피언스리그는 ‘도전자’에 가깝다. 우리도 나름 전력을 보강했지만 주변국들의 공세는 훨씬 대단했다. 매 걸음에 충실해야 한다.

김=이루지 못할 꿈은 없다. 이전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치열한 준비가 뒷받침되면 충분히 목표를 이룰 수 있다. 2011년 준우승의 아쉬움에서 보듯, 약간의 운도 따라줘야 한다. 7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도전이라는 경험적 요소는 우리의 큰 무기다.


-전북은 K리그에서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박=팬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유럽은 팀 간 실력차가 대단하지만 아직 K리그 팀들의 격차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무엇보다 우릴 꺾으면 모든 팀들이 마치 우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비겨도 이긴 듯한 태도를 보이니 우리 입장에선 흐뭇할 뿐이다.

최=다른 팀 지도자가 전북을 이기고 싶다고 할 때마다 뿌듯하고 재미있다. 부담? 전혀 아니다. 그게 자부심이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파하는 풍토에서 우릴 향한 시기와 질투는 우리에게 긍정의 자극을 준다.

김=시기와 질투. 그게 더 즐겁다. 그만큼 우리의 능력을 인정한다는 반증이니. 이제 시기도 못하게 아예 완벽하게 시즌을 정복해야겠다.


-꼭 이겨야 할 상대가 있나. 리그든, 아니든.

박=정규리그부터 말하겠다. 서울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랬다.

최=모든 무대에서 모든 팀들에게 고루 승점을 쓸어 담겠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모든 팀들을 시원하게 밟아주고 싶다.

김=중국 팀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 당장 우리 조에 편성된 장쑤 쑤닝을 비롯해 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수천억 원 돈이 무섭지 않은 팀들에게 K리그 챔피언의 힘을 보여주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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