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의 기적②] ‘반전 흥행’, ‘님아…, 생각나네’

입력 2016-02-2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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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귀향’의 한 장면. 사진제공|제이오엔터테인먼트

저예산·묵직한 메시지 등 닮은꼴

‘귀향’이 반전의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누구도 그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2년 전 481만 관객을 동원한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님아)를 떠올리게 한다.

24일 개봉한 ‘귀향’(제작 제이오엔터테인먼트)은 첫 주말인 28일까지 연속 박스오피스 1위(영화진흥위원회)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이 벌써 100만명에 다다랐다. 순제작비 25억원 규모의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거센 입소문에 힘입어 향후 더 큰 흥행 기대를 갖게 한다.

‘귀향’의 돌풍은 ‘님아’의 흥행세와 상당히 겹친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한 ‘저예산 영화’이지만 대작들과 펼치는 경쟁에서 당당하게 성과를 내고 있다. 제작비가 30억원 미만 영화가 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는 ‘님아’ 이후 처음이다.

‘귀향’은 제작비 25억원 가운데 12억원을 관객 모금으로 마련했다. ‘님아’ 역시 순제작비는 1억2000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완성도에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 정교한 만듦새와 묵직한 메시지로 저예산의 한계를 넘어섰고, 덕분에 ‘눈 높은’ 관객을 불러 모았다.

또 감독의 집념으로 완성된 작품들이다. 이는 영화의 시작과 끝이다. 알려진 대로 ‘귀향’의 제작기간은 14년. 시나리오부터 투자 요청, 제작, 배우들의 노 개런티 참여, 연출까지 조정래 감독이 손수 이뤄냈다. 현재 영화 제작시스템을 고려하면 ‘수공업’에 가까운 과정이다.

‘님아’가 주목받은 이유도 비슷했다. 연출자 진모영 감독은 주인공 노부부를 카메라에 담기로 결심한 뒤 촬영지인 강원도 횡성에 거처를 마련하고 혼자 촬영을 시작했다. 2년의 촬영기간 중 처음 10개월 동안 제작비 한 푼 없이 버텼다.

‘눈물’은 두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귀향’을 본 관객은 ‘눈이 아닌 가슴에서 나오는 눈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님아’가 상영 당시 뜨거운 입소문을 얻은 배경도 ‘눈물’이다.

‘귀향’의 제작 관계자는 28일 “개봉 전 시사회를 거치면서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는 반응이 나왔고, 이런 내용이 초반 흥행에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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