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치인트’-‘금사월’이 부른 퀄리티 의심병

입력 2016-02-29 12: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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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에서 불가침 영역처럼 여겨지던 드라마 작가와 PD의 권위가 무너지고 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은 유정 역을 맡은 박해진이 실종되면서 대중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후 시청자들은 각종 SNS와 게시판 등을 통해 "유정의 사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왜 갑자기 이렇게 방향이 틀어졌는지", "홍설과 백인호에게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치인트'의 원작자인 순끼 작가도 블로그를 통해 시나리오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이나 원작과 다른 엔딩을 해달라고 요청한 점 등을 밝혀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하지만 '치인트' 팬들이 더욱 답답한 것은 이에 대한 이윤정 PD의 해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시청자들은 '치인트'를 둘러싼 모든 갈등의 원인을 이윤정 PD에게 돌리고 있다. 심지어 주연 배우마저 취재진과 만나 이윤정 PD를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드라마 제작진을 대표하는 PD의 권위가 땅으로 추락한 것이다.


한편 28일 수많은 입방아 속에 종영한 '내 딸, 금사월'도 드라마 작가의 권위가 곤두박질쳤다. 속을 답답하게 만드는 '고구마 전개'라는 말까지 만들어 낸 이 드라마는 권선징악의 과정 속에 있어야 할 여주인공 금사월을 민폐 캐릭터로 만드는가 하면 악역들의 생뚱맞은 참회로 시청자들의 실소를 자아냈다.

이에 '금사월'의 대본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는 마지막 대본 탈고 후 "긴 시간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유독 많은 외압이 있었고 논란이 있었다"는 글을 남겨 이 작품을 둘러싼 여러 말들에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일련의 사태들이 PD와 작가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은 당연히 현장의 리더로 활약해야 할 이들의 권위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배우가 함께한 PD를 의심하고, 시청자가 작가의 역량을 의심하는 지금의 상황은 드라마가 재미없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치인트', '금사월'의 시청률을 보라"며 "결국 시청자들이 보긴 보는데 볼수록 의심스럽기 때문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는 PD와 작가가 책임지는 내용 전개나 연출을 못 믿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퀄리티 문제가 계속 대두될수록 책임자들의 권위는 당연히 바닥을 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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