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The Original’ 앙코르 공연 성황리 마무리

입력 2016-03-07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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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버즈(김예준, 윤우현, 신준기, 손성희, 민경훈)가 5일과 6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The Original' 앙코르 콘서트를 펼쳤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11월부터 벌이고 있는 전국 투어 ’디 오리지널(The Original)'의 앙코르 공연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버즈는 이번 서울 앙코르 공연 뒤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치는 것을 끝으로 4개월간 지속한 '디 오리지널' 투어를 최종 마무리한다.

버즈의 이번 전국 투어 콘서트를 소개하는 카피는 ‘Sing Along together, Again!'로, 히트곡 위주로 전개되는 투어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선곡, 무대연출, 팬들의 반응 등 많은 것을 새롭게 구성했다.

’겁쟁이‘, ’남자를 몰라‘, ’가시‘, 'Monologue' 등 감성을 달래는 버즈표 발라드 곡들이 추억을 채우는 것에 더해 재결합 이후 발표한 4집 앨범의 곡들이 셋 리스트를 채우며 버즈의 콘서트는 감동과 재미, 품격까지 갖춘 최상급 콘서트로 거듭났다.

공연장에서는 입구부터 팬들의 지극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봄비가 내리친 궂은 날씨에도 팬들로 북적였으며, 버즈 멤버들의 사진으로 꾸며진 포토존과 늘어선 팬들의 정성어린 화환들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 구성은 이상적이었다. 버즈의 전통 지지층인 20대 이상 여성 팬들은 물론, 버즈의 곡으로 노래방을 채웠던 30대 남성들, 재결합 이후 버즈의 팬이 된 10대~20대 남녀 관객까지 다채롭게 자리했다.

남녀노소가 객석을 가득 메운 상태에서 시작된 서울 앙코르 공연은 ‘안녕’으로 시작됐다. 멤버들은 파란색 모즈룩으로 무대에 올랐고, 팬들은 버즈의 로고 디자인으로 제작한 파란색 야광봉을 흔들며 인사했다.

무대와 조명은 영국 모던록 밴드들의 콘서트장을 보는 듯 멤버 개개인과 플로어가 강조되었으며, LED와 조명 역시 강렬함을 보여주면서도 주인공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되었다. 밴드만으로 무대를 꽉 채울 수 있기에 가능한 자신감을 반영한 연출이었다.

관객에게 인사를 건넨 뒤 ‘Train'과 ’Star'가 이어졌다. 두 곡 모두 재결합 이후 발표한 4집 'Memorize' 수록곡으로 모던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재결합 이후 버즈의 변화를 보여주는 곡들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정갈한 연주가 돋보였다.


팬들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버즈의 전성기 히트곡이 아님에도 함께 호응하며 곡에 감동을 느끼는 모습에서 현재의 버즈에 적응한 팬들의 변화 또한 감지할 수 있었다.

이어진 ‘Monologue', ’일기‘, ’겁쟁이‘의 발라드곡에 관객들은 뭉클한 떼창으로 화답했고, 민경훈 역시 특유의 감성을 쏟아냈다. 윤우현은 “경훈씨 오늘 잘 울고 보챘어요.”라며 민경훈의 감성 폭발 라이브를 위트있게 칭찬했다.

‘Good Day'로 들썩들썩 분위기를 끌어올린 뒤 특별한 순서가 이어졌다. 악기 포지션의 멤버들이 노래를 선사하는 무대였다. 신준기와 윤우현은 이문세의 ’소녀‘를 함께 불렀으며, 손성희와 김예준은 기타 연주곡에 이어 에디킴의 ’너 사용법‘을 함께했다. 가창력, 연주력에 더해 재치 있는 입담과 귀여운 퍼포먼스까지 맛볼 수 있는 멋지고 귀엽고 즐거운 순서였다.

다시 민경훈이 등장한 뒤 ‘너는 나의 꽃이야’가 시작되자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민경훈 역시 의외의 열광적 반응에 고개를 갸우뚱할 정도로 강렬한 환호였다. 역시 4집 수록곡인 ‘나무’에도 팬들의 환호와 감동이 쏟아졌다. 투어를 진행해 오며 팬들의 요청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이 곡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4집 수록곡들에 대한 팬들의 열렬한 환호는 버즈의 새로운 시작이 만들어 낸 또 다른 음악적 팬덤이 현실화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혜이니의 게스트 무대가 끝나자 캐주얼로 환복한 버즈 멤버들이 열정의 무대를 선사하기 시작했다. 훵키 리듬으로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두 기타리스트의 하드한 사운드가 록의 강렬한 흥겨움을 최고조에 이르게 했다.

김예준의 드럼솔로에 맞춰 모든 관객이 기립했으며, 분위기는 ‘비망록’, ‘Funny Rock', ’약속‘으로 이어지며 관객과의 열정적인 소통이 빛을 발했다. 커버 메들리 ’개구쟁이+풍선+슬퍼지려 하기 전에‘에서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까지 버즈의 열정적인 록 퍼포먼스는 쉼 없이 이어졌다.

공간감 넘치는 모던록 사운드, 애절한 발라드, 따뜻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전반부를 채운 뒤 하드록 사운드, 훵키 그루브, 드럼 솔로, 헤드뱅잉에 화려한 기타 테크닉가지 보여주는 버즈 공연의 흐름은 밴드 공연의 ‘모든 요소’를 가득 담은 ‘모두 가진 콘서트’였다. 무대 전체를 휘젓는 다섯 멤버의 엄청난 록 에너지는 남아있던 작은 편견마저 씻어 내리며 큰 재미를 선사했다. 관객도 멤버들도 모두 마음으로 즐기는 관록의 무대였다.

‘가시’를 마지막 곡으로 무대를 내려간 버즈는 앵콜 무대에서 ‘남자를 몰라’, ‘Tomorrow', '8년만의 여름’ 세 곡을 소화하며 서울 앙코르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버즈의 이번 투어는 버즈가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는 점, 버즈의 새로운 팬들이 버즈의 현재 매력에 빠져 열광하고 있다는 점, 이들처럼 많은 것들을 선사하는 콘서트를 펼쳐 보일 수 있는 밴드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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