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LG발 뛰는 야구, 포수 지옥문 열린다

입력 2016-03-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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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LG 양상문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은 KBO리그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팀이다. 극단적으로 타자친화적인 목동구장을 벗어나 고척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옮기면서 넥센은 기동력에 무게중심을 두는 라인업을 실험하고 있다. LG도 투수친화적인 홈필드 잠실구장에 가장 적합한 야구를 모색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LG의 도루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자리한다.

LG는 25일까지 15경기를 소화했는데 무려 29도루를 성공했다. 2위가 넥센과 NC의 18개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숫자다. LG는 도루실패 또한 15개로 롯데와 더불어 가장 많다.

이들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전반적으로 기동력이 올라간 상황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포수가 정규시즌 성패를 좌우할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적지않은 전문가들이 kt의 초반 고전을 예상하는 근거도 포수의 부재에 있다. kt는 투타에 걸쳐서 전력보강이 충실한 편이었지만 포수에서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포수조련사인 kt 조범현 감독이 “(우리 팀에서 제일 잘하는 포수는) 조범현”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건넨 적이 있을 정도였다. 조 감독은 시범경기 초반부터 아예 “(개막하면) 투수들이 심적으로 편하게 던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줄 도루는 주겠다”고 말했다. 완벽주의자인 조 감독이 현실과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정도로 kt의 포수 사정이 열악하다.

SK도 정상호가 LG로 이적하며 이재원이 풀타임 포수를 맡아야 할 상황이다. KBO의 대표적 공격형 포수이지만 이재원은 해마다 후반기 성적이 급격히 안 좋아지는 패턴을 그렸다. 올해 풀타임 포수로 뛰게 되면 체력 안배가 더욱 중요해진다.

양적으로, 질적으로 포수가 가장 강하다는 평을 듣는 두산조차도 주전포수 양의지의 발가락 미세골절 부상이 악화되면 난감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우승후보 NC도 김태군 의존도가 높다. 한화와 KIA는 양적으로 포수 옵션은 풍족하지만 조합의 과제를 안고 있다.

가뜩이나 타고투저 리그인 KBO에서 이제 기동력의 색깔까지 가미되고 있다. 이 도전에 포수들은 어떻게 응전할 수 있을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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