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추승균 감독-오리온 추일승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KCC와 오리온이 맞붙은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이 종반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5차례 맞대결에서 오리온이 3승2패로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29일 오리온의 홈 고양체육관에서 6차전이 펼쳐진다. KCC가 승부를 7차전으로 몰고 갈 수 있을지, 오리온이 안방에서 샴페인을 터트릴 수 있을지 두 팀의 희비는 이번에도 ‘스피드’에서 갈릴 전망이다.
● 속도를 늦춰야 하는 KCC
KCC는 1대1 농구에 능한 팀이다. 안드레 에밋(34·192cm)이라는 최고의 득점기계가 포진해 있다. 볼 소유가 많은 에밋은 공격 시 자신만의 리듬을 갖고 있다. 또 에밋이 돌파해 페인트존으로 진입할 때 이에 맞춰 외곽에 자리 잡은 선수들이 움직인다. 공격 템포를 늦추고, 다 정돈이 된 상태에서 공격해야 효과가 있다. 추승균 감독이 공격시간을 늦추려는 이유다.
수비에서도 상대의 공격속도를 늦춰야 승산이 있다. 하승진(31·221cm)의 백코트 시간이 늦어 오리온의 속공에 대처하기가 어렵다. 추승균 감독은 “우리도 빠른 공격을 잘해왔기 때문에 3차전까지는 맞불을 놓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다. 스피드에선 오리온과 경쟁할 수 없다. 4차전부터 템포 바스켓을 했는데 효과가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철저하게 템포 바스켓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더 뛰어야 이기는 오리온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35·199cm), 이승현(24·197cm), 문태종(41·197cm), 김동욱(35·195cm), 허일영(31·197cm), 최진수(27·202cm) 등 두꺼운 포워드진이 장점이다. KCC가 자랑하는 하승진-허버트 힐(32·203cm)의 높이에는 이길 수 없지만, 스피드로는 압도할 수 있다. 또 리그 최고의 스피드를 지닌 가드 조 잭슨(24·180cm)은 1인 속공에도 능하다. 여기에 문태종, 허일영은 2선 속공에서 정확한 3점슛을 구사하기 때문에, 1차 속공이 되지 않을 경우 2차 기회까지 엿볼 수 있다.
오리온은 대승을 거둔 2차전에선 무려 10개의 속공을 성공시켰고, 3차전에서도 7개의 속공을 앞세워 승리를 거머쥐었다. 상대 수비가 정돈된 상태에서 공격할 경우에는 하승진, 힐의 높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KCC가 수비진영을 갖추기 전에 공격을 시도하는 ‘얼리 오펜스’가 오리온의 필승전략이다. 속공이 증가할수록 오리온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진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5차전 초반 얼리 오펜스가 잘 되지 않아 우리 공격이 풀리지 않았다. 더 빠르게 템포를 가져가야 할 것 같다”며 6차전 빠른 공격 전개를 강조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