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임창용 KIA와 입단합의 ‘18년만의 귀향’

입력 2016-03-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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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창용.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고향팀에서 야구하고 싶다”는 간절한 호소
올해 연봉 3억 전액 기부…재능기부도 약속


18년만의 ‘귀향’이다. 해외원정도박으로 은퇴 위기에 몰렸던 임창용(40)이 마운드로 돌아온다. “정말 야구가 하고 싶다”던 그는 스스로 ‘백의종군’을 택했고, KIA도 반성과 재기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KIA는 28일 임창용과의 계약을 발표했다. 27일 밤 계약에 합의한 임창용도 괌 개인훈련을 마감하고 28일 귀국했다. 1995년 해태 입단 이후 1997년과 1998년 26세이브와 34세이브를 올린 뒤 타이거즈를 떠나야 했던 그의 귀향이다. 야구로 ‘속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에서 방출된 임창용은 검찰수사가 해를 넘기기 전에 끝나면서 선수생활 지속 가능성은 남아있었다. 이때부터 고향팀 KIA의 관심설은 꾸준히 나왔다. KIA도 여론의 추이를 살폈다. 그러나 KBO가 임창용과 오승환에 대해 복귀 시 정규시즌 총 경기수의 50% 출장정지 제재를 내리고, 법원에서 검찰기소보다 많은 단순도박 혐의 법정 최고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면서 KIA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임창용 측은 꾸준히 KIA에 입단 의사를 타진했다. “고향팀에서, 정말 야구를 하고 싶다”는 간절한 호소가 계속됐고, 시범경기 막판 KIA는 최종적으로 임창용 영입으로 마음을 굳혔다.

지난해 연봉 5억원을 받았던 임창용의 올해 연봉은 3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KIA 관계자는 “절반을 나오지 못한다는 걸 고려했다. 연봉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본인 의사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임창용은 KIA와 협상이 시작되자 먼저 연봉 기부를 언급했다.

벌금형을 선고받고 두문불출하던 임창용은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2월 말 괌으로 향했다. 복귀를 생각하면 몸을 만들 시간이 필요했다. 임창용 측은 “KIA 외 타 팀 입단은 고려치 않았다”고 말했다. 여론을 의식한 구단들의 관심은 급격히 식었고, 임창용 측도 고향팀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야구로 속죄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KIA의 결정을 기다렸다.

정규시즌 절반인 72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임창용은 KIA의 73번째 경기부터 1군에서 뛸 수 있다. 그 기간 동안 1군은 물론 2군 경기에도 나서지 못한다. 우천순연이 없다면 6월 24일 마산 NC전이지만, 현실적으로 7월 복귀가 예상된다. 임창용 측은 “경기에 나설 수 없어 훈련만 가능하다. 연봉기부 외에 그 시간을 활용해 재능기부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KIA 주장 이범호도 그의 복귀를 반겼다. 이범호는 “오면서 선배에게 전화하고 왔다. 우리 팀에 와줘 고맙고, 돌아올 때까지 잘해서 5강에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팀에서 선수생활을 마치는 게 좋다고 본다. 잘못된 부분이 있지만 선수들도 좋은 방향으로 받아들이도록 노력하겠다. 마무리에 (윤)석민이가 빠졌는데, (임창용) 선배가 합류해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1995년 해태에 입단한 임창용은 모기업 사정이 어려워지자 최연소 구원왕을 차지했던 1998시즌을 마친 뒤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18년 만에 돌아온 임창용이 다시 타이거즈의 30세이브 투수가 될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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