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6차전 고양오리온과 전주KCC 경기에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오리온이 우승을 차지했다. MVP 이승현. 고양|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14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뒤 이승현(24·197cm·사진 가운데)은 “대학 시절에는 ‘고려대 두목 호랑이’라고 불렸다. 이제는 KBL에서 두목이 되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그랬던 그가 2년 만에 프로농구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이승현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 6차전에서 팀이 KCC를 120-86으로 꺾고 4승2패로 우승한 뒤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MVP 수상자를 발표할 때 적지 않게 놀란 듯한 그는 트로피를 받고는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지난 시즌 신인상을 받았던 그는 이제 명실상부한 남자프로농구 대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이승현은 프로 2년차를 맞은 올 시즌 눈에 띄게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대학교 재학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곽슛과 수비는 좋았지만, 세밀한 플레이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국제대회를 치러본 그는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됐다. 그런 이승현이 있었기에 오리온은 용병을 센터가 아닌 포워드 애런 헤인즈로 선발할 수 있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가 지난 시즌에는 벤치에서 요구한 플레이만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수비에선 벤치에서 요구할 게 따로 없을 정도로 무척 잘해줬다. 정말 고맙다”고 칭찬했다.
이승현은 이번 챔프전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6강 PO부터 치른 터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단 한 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챔프전 5차전을 앞두고는 감기몸살로 병원을 찾아 링거를 맞고 경기를 준비하기도 했다. 그런 뒤 치른 5차전에서 무려 23점을 쏟아내는 등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맹활약하며 엄청난 정신력을 발휘했다. 매 경기 백코트를 하며 ‘수비’라고 외치고, 함께 뛰는 선배들을 독려하는 등 경기력 외적으로도 성숙함을 보여줬다.
고양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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