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시상식에 참석한 구자준 KOVO총재 및 각 부문별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보통 시상식에 참석한 선수들은 턱시도와 드레스를 차려입지만, 29만큼은 한복을 입은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우승컵을 나눠 가진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 선수들의 한복 자태가 인상적이었다. 김사니(IBK기업은행)와 황연주(현대건설)는 각각 연보라색 저고리와 하늘빛 치마로 멋을 냈고, 외국인선수 에밀리 하통(현대건설)도 한복 행렬에 동참해 맵시를 뽐냈다. 한국배구연맹(KOVO) 홍보팀은 시상식 전에 한복 협찬을 받아 세 선수에게 특별히 부탁했다.
영화제에서나 볼 수 있는 레드카펫과 시상식 호스트도 시도해 현장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최우수선수(MVP), 신인상, 베스트7 등 개인상에 이름을 올린 후보들은 미리 준비한 레드카펫 위에서 카메라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시상식의 시작을 알리는 호스트들의 어색한 진행은 이날의 백미. 남녀프로배구를 대표하는 두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과 김해란(인삼공사)이 함께 호흡을 맞춰 진땀을 뺐다. 이들은 이번 시즌 통산 수비(리시브+디그) 1만개의 금자탑을 세웠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시상식 서두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의 멋쩍은 진행 덕분에 참석선수들은 긴장을 풀고 시상식을 마음껏 즐겼다.
시상식 중간에는 남자부 신인선수인 황두연(KB손해보험), 안우재(한국전력), 정동근(삼성화재)이 축하 댄스공연을 선보였다. 그룹 ‘소방차’를 패러디해 ‘시간차’란 이름으로 팀을 구성했는데, 쑥스러워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 동료선수들과 배구 관계자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고봉준 인턴기자 mysoul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