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 탐방기

입력 2016-04-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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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박병호(왼쪽), 볼티모어 김현수(오른쪽)가 8일 캠든야즈 클럽하우스에서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인 유미 호건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볼티모어 오리올스

메이저리그의 취재환경 중 가장 독특한 점은 클럽하우스를 개방하는 것이다. 경기가 열리기 전과 후, 시간을 정해놓고 홈팀과 원정팀의 선수단 클럽하우스가 열린다. 그러면 미디어는 취재를 원하는 선수를 만나 질문을 던지고,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선수도 자연스럽게 인터뷰에 응한다.

김현수와 박병호를 취재하기 위해 캠든야즈의 양 팀 클럽하우스를 차례로 방문할 수 있었다. 보통 홈팀 클럽하우스는 경기 개시 약 4시간 전 출입이 허용된다. 그 30분쯤 후에 원정팀의 클럽하우스 문이 열린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직후에는 양 팀 클럽하우스가 동시에 개방된다.

볼티모어 클럽하우스에서 김현수(28)의 바로 왼쪽 옆자리는 공교롭게도(?) 좌익수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다. 그러나 둘 사이가 미묘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둘은 훈련할 때 담소를 나누는 등, 일상적인 동료의 모습을 보여줬다. 리카드는 개막 후 볼티모어에서 가장 뜨고 있는 선수이지만 클럽하우스에서는 선배들을 의식하는 등, 루키 티가 났다. 김현수 오른쪽 옆자리는 공석이다. 그 오른쪽 다음자리가 마크 트럼보인데 이 선수가 임자 없는 김현수의 오른쪽 옆자리까지 쓴다. 볼티모어 클럽하우스에서 두 칸을 차지하는 선수들은 애덤 존스, 매니 마차도, 크리스 데이비스 등 핵심 선수들이다.

8일 볼티모어 클럽하우스에서는 선수들이 탁구를 치고 있었고, 시끌벅적했다. 개막 2연승의 여유가 그대로 묻어나고 있었다.

반면 미네소타 클럽하우스는 2연패 탓인지 조용했다. 웃음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미네소타는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많은 이유 때문인지 클럽하우스에서 두 칸을 차지한 선수가 드물었다. 간판타자 조 마우어가 유일하게 두 칸을 썼고, 트레버 플루프는 바로 옆자리의 브라이언 도지어는 1.5칸을 나눠서 썼다.

클럽하우스 자리 배치는 기본적으로 구단이 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주요선수들의 의향이 강하게 작용된다. 투수는 투수끼리, 야수는 야수끼리 이웃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볼티모어 클럽하우스에서 어떤 선수 한 명이 자기 의자를 만졌다고 바로 옆 자리 동료와 가벼운 언쟁을 벌이는 장면도 목격했다. 클럽하우스에 머물다보면 메이저리거라도 사는 방식은 여느 곳과 다르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다.

볼티모어(미국 메릴랜드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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