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다’ 유현상 최윤희, 16년 만에 다시 신혼 생활

입력 2016-04-09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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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상이 한국에 돌아온 아내를 위해 특별한 데이트를 준비했다. 제2의 신혼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부부의 행복한 시간을 함께한다.

# 기러기 아빠의 고달팠던 시간들, “나는 아버지입니다.”

유현상은 1986년 혜성처럼 데뷔한 헤비메탈 록 그룹의 전설 ‘백두산’을 이끄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이자 보컬이다. 백두산은 80년대 후반 시나위, 부활과 함께 록의 전성기를 열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록 음악만을 하면서 가정을 꾸리기란 쉽지 않았다.

서른일곱 늦은 나이에 그는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 됐고,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트로트 가수의 길. 그가 15년 전에 낸 ‘여자야’는 지금도 성인가요 차트를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그는 꾸준히 지방 행사와 방송을 하며, 아내와 아이들에게 생활비와 학비를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록 음악 중에서도 가장 파격적인 헤비메탈을 했던 유현상이었기에 팬들이나 동료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었다.

록 가수의 자존심을 꺾고 생계 때문에 선택한 트로트. 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 선택에 팬들과 동료 음악인들에게 배신했다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었다.

지난 해, 15년 만에 두 번째 트로트 앨범을 낸 가수 유현상. 신곡 ‘고삐’ 역시, 좋은 반응을 보여 현상씨는 전국을 누비며 활동을 하고 있다. 가장으로서 생계도 책임지고 꾸준히 록 음악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물론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가족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이 될까 싶어 카페나 포장마차도 운영했었지만, 그마저도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내가 걱정할까봐 말도 못 하고 혼자서 그 짐을 감당해냈다.

그의 버팀목은 바로 아내와 아이들. 힘든 순간들도 많았지만, 멀리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부쳐줄 수 있어 행복했다는 현상씨. 지금도 예순이 넘은 나이에 지방 행사를 다니며 모텔에서 며칠을 보내는 게 힘들지만 그 시간마저도 감사하다.


# 여전히 ‘남편 바라기’인 아내 최윤희


1980년대를 주름잡는 최고의 스포츠 스타였던 최윤희. 결혼 후엔 한 사람의 아내와 엄마로만 살아왔다. 그녀에게도 남편과 떨어져 지냈던 지난 16년은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낯선 땅에서 지내며 언어적 어려움도 있었고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도 힘들었다.

미국에서 그녀 역시 남편의 빈자리를 느끼며 남편 유현상을를 그리워했다. 그리고 혼자 남아 고생하고 있을 남편이 늘 눈에 밟혔다. 남편이 미국으로 보낸 돈은 한국에서 고생하며 번 돈이라는 것을 알기에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아껴 쓰기 위해 아이들의 이발을 직접 해주기도 하고, 밖에서 외식하는 돈을 아끼기 위해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주기도 하며 악착같이 살았다. 오롯이 아이들 뒷바라지에만 매달렸던 시간들. 덕분에 아이들은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 큰 아들은 의대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 작은 아들은 요리사의 길을 걷고 있다.

항상 남편의 곁으로 돌아올 시기를 보고 있던 최윤희. 지난 2월,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한국에 다시 들어왔고, 이제는 남편 곁에 남아야겠다고 결정했다. 이제는 누구보다 외롭고 힘들었을 남편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최윤희. 잃어버린 16년의 시간을 되찾기 위해 누구보다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는 부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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