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신재영. 스포츠동아DB
신재영은 올 시즌 전까지 사실상 무명선수였다. 2012년 NC에 입단해 이듬해(2013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지만 1군에서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송신영(한화), 지석훈(NC)의 트레이드에 포함돼 잠깐 이름이 언급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2014~2015년 경찰청에서 착실히 선발수업을 받으면서 올 시즌 활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유승안 감독님께 정말 많이 혼나면서 강해졌다.” 1군 데뷔 첫 등판에 나선 6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8안타 무4사구 5탈삼진 3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KBO리그 역대 3번째 데뷔전 무4사구 승리투수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첫 승 당시 신재영의 한 마디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볼넷을 주느니 안타를 맞는 것이 낫다.” 염 감독이 신재영의 강점을 “스트라이크”라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신재영은 올 시즌 2경기(13.2이닝)에서 볼넷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12일 kt전에서도 6.2이닝 5안타(1홈런) 4탈삼진 1사구 1실점의 호투로 2승째를 따냈다. 사구 1개를 기록하긴 했지만, 컨트롤이 매우 안정적이었다. 최고 구속 137㎞의 직구(40개)와 슬라이더(51개), 체인지업(5개)의 조합으로 ‘홈런군단’ kt 타선을 잠재웠다. 7회초 1사 후 피홈런은 몸쪽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김상현이 잘 받아친 결과였다. 염 감독은 “신재영의 공격적인 투구가 팀을 즐겁게 만들어줬다”며 기뻐했다.
올 시즌 넥센의 6승(1무3패) 중 신재영이 2승을 책임졌다. 2B-0S와 같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공격적인 몸쪽 승부로 맞혀 잡다 보니 결과가 좋다. ‘깜짝 카드’에 불과했던 투수의 반전이다. 신재영은 12일 2승째를 따낸 뒤 “첫 등판만큼 떨리지는 않았다. 던지다 보니 점점 편안해졌고, 수비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홈구장이 더 편한 것 같다”며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능력이 내 무기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선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