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SK전이 열린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경기 전 김 감독은 취재진과 대화 도중 ‘실검’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반색했다. 비교적 ‘새 얼굴’인 김윤동이 전날 경기 호투로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는 얘기가 나오자 “나도 검색어 1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시점은 이번 미디어데이다. 그는 평소 인터뷰에서 “그…”, “뭐…”, “저…”라며 머뭇거리는 습관이 있다. 함부로 말을 내뱉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에서 나온 그만의 독특한 버릇이다.
당시 옆에 있던 주장 이범호와 투수 윤석민은 웃음을 참지 못해 힘겨워 할 정도였다. 사회자가 김 감독에게 “그, 뭐. 저 없이 팬들에게 영상편지를 부탁한다”고 말하자 빨개진 얼굴로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KIA 팬 여러분들 항상 사랑합니다. 올 시즌에도 항상 많은 사랑과 응원, 그 뭐 부탁드리고”라고 한 뒤 결국 끝에 ‘그’와 ‘뭐’를 내뱉고 말았다.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고, 김 감독은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황급히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날 이후로 김 감독의 ‘그, 뭐, 저’ 화법은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개막하고 아직 한 번도 안 하지 않았나”라며 활짝 웃었다. 그가 밝힌 이유가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김 감독은 “사실 방송이 없었다. 나도 카메라만 없으면 괜찮지 않나”라며 서둘러 그라운드로 향했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