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크린·브라운관·무대에서 모두 신뢰할 수 있는 배우 조정석

입력 2016-04-19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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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는 빡빡함으로 끝나는 영화가 아닌, 스릴러지만 따뜻한 기운이 맴도는 영화예요.”

임수정, 이진욱과 함께 영화 ‘시간이탈자’의 주연을 맡은 조정석의 영화 소개다.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로 첫 스릴러에 도전한 그는 색다른 느낌의 스릴러 ‘시간이탈자’로 다시 영화팬들을 만나고 있다. 극중 조정석은 1983년도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교사 ‘지환’으로 출연해 같은 학교 동료이자 연인인 윤정(임수정 분)의 죽음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지난해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를 하고 있을 당시 받은 시나리오예요. 정말 재밌었어요. 아무리 재밌어도 안 내키면 선택을 안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은 조금 달랐어요. 재미도 있었고, 마음이 움직여 꼭 참여하고 싶었어요. 정통 스릴러는 건조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촉촉한 감성이 가미돼 매력적이었어요.“

시나리오만큼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임수정 역시 좋았던 현장 분위기를 언급한 바 있다. .

“진짜 촬영 분위기가 좋았어요. 일단 감독님이 위트도 있으시고 말장난을 좋아하셔서 재밌었어요. 그런데 촬영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돌변하시더라고요.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선장님을 믿고 따랐죠. 그렇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아요.”


조정석은 상대 역으로 출연한 임수정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중 1인 2역을 소화한 임수정의 같은 듯 다른 듯한 연기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작품 전부터 출연작을 챙겨볼 정도로 팬이었죠. 좋아하는 배우와 같은 작품을 하게 돼 영광이었어요. 마치 ‘최강이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나는 과거의 윤정만 만나는데 현재 소은을 연기하는 모습을 봤거든요. 크게 다른 건 아닌데 느껴지는 아우라가 윤정과 달랐어요. 같은 듯 다르고, 다르면서 같은 듯한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 그걸 소화하더라고요.”

스릴러 장르 특성상 액션신은 피할 수 없는 장면이다. 앞서 ‘특종’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액션의 맛을 본 조정석은 ‘시간이탈자’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많이 힘들었어요.(웃음) 지난해 1월 쯤 촬영을 했는데 비를 맞으면서 촬영했거든요. 당시 얇은 옷을 입어서 그런지 비에 옷이 달라붙어서 보호 장비를 착용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진짜 각목에 맞아가며 찍었어요. 몸은 고되지만 찍고 나니 보람되더라고요.”

자신이 참여한 모든 작품이 흥행을 한다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조정석 역시 ‘시간이탈자’의 흥행여부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진중하게 답했다.

“흥행이라는 게 매우 중요해요. 예전엔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거든요. 아무리 내가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를 해도 앞에서 나를 봐주는 사람이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연극의 3요소 중에도 관객이 있는데 그 관객들이 얼마나 날 바라봐주는지가 중요하니까요. 연기를 하는 배우와 관객이 동시에 만족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없겠죠.”


조정석은 영화배우이기 이전에 뮤지컬 배우다. 지난 3월부터 뮤지컬 ‘헤드윅’에 출연하며 관객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조정석에게 뮤지컬 무대는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매년 한 작품씩 하려고 마음먹었어요. 고향 같은 무대인데 내가 돌아왔다고 좋아해주는 관객들을 보면서 ‘내가 무대를 떠났다고 그리워하는 사람들, 대중에게 나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팬들을 위해 계속 무대에 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을 때 가능하겠죠.”

차기작에 대한 물음에 조정석은 정통 느와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몸이 고되도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 다양한 작품으로 필모그래피를 채울 것을 희망했다.

“지금은 도전할 수 있는 시기고 ‘그런 게 조정석이다’라고 보여주고 싶어요. 예전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기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근데 나이가 들면서 바뀌더라고요. 현재는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더 나이가 들면 ‘흥행배우가 되고 싶다’로 바뀌지 않을까요. 지금 당장은 ‘시간이탈자’가 탈나지 않길 바라고 있어요. (웃음)”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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