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diary] SWOT으로 보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입력 2016-05-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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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의 한 장면. 사진제공|영화사비단길

새롭다. 그리고 흥미롭다.

4일 개봉하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제작 영화사비단길)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상업영화의 미덕이 ‘새로운 재미’라고 한다면 ‘탐정 홍길동’은 그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이다.

배경은 1980년대 초반. 홍길동이라는 이름의 사립탐정(이제훈)은 20년 전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원수를 찾아내 복수를 실행하려는 순간 광은회라는 단체의 존재를 눈치 챈다. 홍길동은 사라진 원수를 찾으려고 남겨진 그의 두 손녀와 동행하고, 광은회의 위협에도 맞닥뜨린다.


● STRENGTH(강점)…‘뉴 스타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드물 것 같은 영화다. 그만큼 새롭고 신선해 또 궁금해지는 영화다. 새로운 스타일에 도전한 영화가 놓치기 쉬운 이야기의 완성도에서도 제 길을 잃지 않는다. 영화는 홍길동의 여정을 따라간다. 과거 기억을 잃은 그의 사연은 예상보다 거대한 비밀을 품고 있다. 이야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추리극의 매력까지 가졌다. 이에 더해 홍길동과 동행하는 두 손녀의 예상 밖 ‘활약’, 마을 사람들이 보여주는 따뜻한 ‘인간미’까지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배합돼 125분 동안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 WEAKNESS(약점)…그 ‘새로움’

한 발 앞선 도전이 새로운 유행으로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대중의 선택에 달렸다. ‘탐정 홍길동’의 지금 상황이 그렇다. 영화에는 애니메이션 기법이 상당히 녹아 있다. 실사와 만화적인 효과를 뒤섞어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낯선 이질감을 만든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도 때로는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든다. 홍길동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내뱉는 첫 대사 “겁도 없이 이 홍길동님에 덤빈 벌이다”는 식의 말이 대표적이다. 악역을 맡은 김성균은 “‘몹시 실망스러워’ 같은 대사를 뱉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살려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 OPPORTUNITY(기회)…한국형 탐정물 등장

전적으로 흥행 결과에 달렸지만 영화가 만약 성공한다면 국내에서도 흥미로운 탐정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다. 홍길동은 영국의 제임스 본드나 셜록 홈즈에 견줄 만한 ‘한국형 영웅’이다. 대개의 영웅이 그렇듯 과거의 상처가 만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홍길동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하다. 조성희 감독은 영화를 구상하며 이미 3부작 시리즈 기획도 염두에 뒀다. 조 감독은 “시리즈가 가능하다면 1편은 홍길동의 탄생과 출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동의한 이제훈 역시 “이번 편은 ‘홍길동 비긴즈’ 쯤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 THREAT(위협)…아, 캡틴!

상대가 너무 강하다. 무섭게 돌진하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와 상대해야 할 운명이 기혹하다. 이미 ‘캡틴 아메리카’는 400만명을 넘어섰다. 입소문까지 더해져 관객 동원에 속도까지 붙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 어쩌면 관객이 대거 극장으로 몰리는 지금의 분위기가 ‘탐정 홍길동’에는 도움이 될지 모른다. 4일부터 시작하는 황금연휴 동안 관객의 선택이 어떤 영화로 쏠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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