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여진구에게서 최민수가 보인다

입력 2016-05-07 10: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박’ 연잉군에게서 숙종이 보인다. 그리고 여진구에게서는 최민수가 보인다.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연출 남건 박선호)에는 다른 듯 꼭 닮은 부자가 등장한다. 절대적인 왕권을 휘두르는 괴물 같은 군주 숙종(최민수 분)이 아버지, 전혀 다른 곳에서 자랐지만 번뜩이는 눈빛과 배짱만큼은 꼭 닮은 대길(장근석 분)-연잉군(여진구 분/훗날 영조) 형제가 아들이다. 이들은 순간순간 기막힌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소름을 유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숙종과 연잉군 부자의 모습이 회를 거듭할수록 빼다 박은 듯 닮아가고 있다. 무수리 출신 어머니의 몸에서 태어나, 자세를 낮추고 한량 행세를 하던 연잉군이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며 정치판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상황판단 능력,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통찰력 등이 비슷한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대박’ 속 연잉군의 모습에서 숙종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차가운 눈빛은 물론, 표정과 말투까지. 이들 부자의 카리스마는 TV 앞 시청자를 단숨에 몰입하게 만들고, 순식간에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부자의 싱크로율은 의도된 것일까? 연잉군을 연기하는 배우 여진구에게 직접 물어봤다.

이에 여진구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인 숙종의 모습을 가까이서 봐왔고, 아버지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으니 숙종을 닮은 듯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설명했다. 여진구가 연잉군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연잉군과 극중 아버지인 숙종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이어 여진구는 “특히 이인좌(전광렬 분)와 관련된 인물들을 상대할 때, 본인도 모르게 숙종 고유의 표정이나 뉘앙스가 언뜻 언뜻 보여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이인좌는 연잉군이 적으로 여기는 인물이다. 조선의 반란을 꿈꾸고, 형인 세자(현우 분)를 쥐락펴락하는 인물. 연모의 정을 품은 여인 담서(임지연 분)의 아버지를 죽이고 그녀를 사지로 내모는 사람이 이인좌인 것이다. 쳐내야 할 대상인 만큼, 이인좌와 엮일 때 연잉군이 예리한 면모를 드러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박’이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중반부에 접어들며 인물들의 관계가 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잉군의 성장이 긴장감을 높이며 시청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 뒤에 연잉군의 변화를, 작은 부분까지 세밀하게 표현하는 배우 여진구의 노력이 있다. 서서히 숙종을 닮아가는 연잉군. 그 변화만큼이나 배우 여진구의 연기 열정 역시 기대된다.

한편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버려진 왕자 대길과 그의 아우 연잉군이 이인좌로부터 옥좌를 지켜내는 이야기. ‘대박’은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BS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