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위의 여유 보여준 풍경들

입력 2016-05-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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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산은 19일 잠실 KIA전을 승리한 직후 바로 부산으로 내려갔다. 롯데 역시 19일 인천에서 SK에 승리를 거두고 부산으로 향했다. 20일 새벽 두 팀 구단버스가 휴게소에서 만나기도 했다.

비슷한 이동거리를 가진 조건에서 20일 사직 맞대결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지난번 잠실에서의 첫 3연전은 예상을 깨고 ‘언더독’ 롯데가 1위 두산에 3연승을 거뒀다. 두산이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열세를 띠는 팀이 롯데다.

그렇기에 두산은 최강팀의 자존심을 걸고 롯데 3연전을 벼를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작 20일 사직구장에서의 풍경은 자못 대조적이었다. 홈팀 롯데가 오후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한데 비해 두산은 4시30분을 넘겨도 야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도착해서는 아예 배팅케이지를 치워버렸다.

가볍게 몸만 풀었을 뿐, 일체의 공격과 수비 훈련을 하지 않았다. 20일 새벽 부산의 원정숙소에 도착했기에 마음만 먹었으면 평소 때처럼 야구장에 나와 훈련을 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우선시한 것이다.

그럼에도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두산은 오재일(2홈런 6타점), 김재환(2홈런 4타점), 민병헌(2홈런 5타점) 등의 홈런이 쏟아지며 롯데 마운드를 17안타(6홈런) 7볼넷 19득점으로 맹폭했다. 세 타자가 합작한 타점만 13점에 달했다. 민병헌은 3년 연속 10홈런을 돌파했고, 김재환은 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14호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단독 1위가 됐다. 특히 5회 2사에서 터뜨린 우월 솔로홈런은 사직구장에서 나온 역대 8번째 장외홈런(비거리 140m)이었다.

아울러 두산은 롯데 3연전의 최종전인 22일 선발도 예고하지 않았다. 원래는 마이클 보우덴의 선발 순서인데 16일 잠실 KIA전에서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반면 19일 KIA전 선발이 예정됐던 더스틴 니퍼트는 경미한 교통사고 탓에 등판이 취소됐다.

니퍼트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면 22일 롯데전 선발로 올릴 수 있다. 1위의 여유가 느껴지는 두산의 풍경들이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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