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원-김대섭(오른쪽). 사진제공|KPGA
2014년 데뷔 서형석·박효원 첫V 각오
분위기가 달아오른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넵스 헤리티지 2016’(총상금 4억원)에서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해외파들이 돌아가면서 국내파들의 격전장이 펼쳐진다.
베테랑의 ‘관록’과 신인들의 ‘패기’ 대결에 관심이 쏠린다. 여자와 달리 남자골프에서는 20대들이 기를 펴지 못한다. 올해 열린 4개 대회에선 30∼40대(최진호·박상현·모중경)가 3승을 가져간 반면, 20대는 SK텔레콤오픈 우승을 차지한 이상희(24) 뿐이다. 여자는 10개 대회 우승자가 모두 20대다. 25세 이상도 없을 정도로 20대 초반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는 두꺼운 선수층이다. 여자는 20대 초반의 선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30대 이상은 몇 명에 불과할 정도다. 반면 남자는 19세의 서형석부터 52세인 신용진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연령대별 분포도를 보면 20대보다 30대가 더 많다. 나이가 적다고 해서 실력이 월등하지도 않고, 많다고 해서 유리한 것도 없다. 거리 차도 크지 않다. 오히려 노련함을 앞세운 40∼50대들의 활약이 20대를 앞설 때가 많다.
모두 우승에 목이 말라 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신용진의 마지막 우승은 10년 전이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오픈에서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이 없다.
첫 승을 애타게 기다리는 선수들도 많다. 투어 10년 차 박효원(29)은 몇 번의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작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는 허인회(29)에게 뼈아픈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다 잡았던 첫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고교생 골퍼로 2014년 데뷔한 서형석은 첫 우승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데뷔 첫해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위에 오르는 등 맹활약했던 서형석은 올해 패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승 경험이 많다고 해서 욕심이 없는 건 아니다. 프로와 아마추어로 KPGA 통산 10승을 올린 김대섭(35)은 2012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과 한국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이후 몇 번의 우승 기회를 모두 놓쳤다. 2002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우승과 멀어져 있다.
김형태(39)와 홍순상(35) 역시 우승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김형태는 2013년 KPGA 선수권, 홍순상은 2013년 솔라시도 파인비치오픈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넘게 우승소식이 끊겼다.
26일부터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에서 개막하는 넵스 헤리티지는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면서 자리를 많이 비웠다. 그만큼 우승의 기회가 조금 더 열려 있다.
특이한 방식의 대회도 우승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 대회는 상금 증액 플랫폼을 통해 기본 상금 4억원(우승상금 8000만원)에서 시작해 대회 수익금이 더해진다. 지난해에는 총 6억3236만원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도입해 상금 증액에 활용할 예정이다. 최종상금은 4라운드 종료 후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우승상금은 최소 1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