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임창민. 스포츠동아DB
보이는 숫자만 좋은 게 아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임창민은 15일 마산 kt전 2-2로 맞선 9회 등판해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세이브는 아니었지만 팀의 스윕패를 막아내는 역투였다. 22일 마산 삼성전에서는 9-7로 추격당한 8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실점하며 1점차를 지켜냈다. 그는 이날 등판하자마자 박한이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며 9-8까지 쫓겼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3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더니, 9회에도 삼진 2개를 포함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의 위닝시리즈를 만들어냈다.
임창민은 2014년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호투하며 두각을 드러냈고, 지난해에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61경기 등판 31세이브로 구원 부문 2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더 완벽한 마무리로 진화했다. 24일 현재 16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하는 등 공룡군단의 뒷문지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임창민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이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터프세이브(누상에 동점 혹은 역전 주자가 있을 때 세이브를 올리는 것)를 5번이나 기록할 정도로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당시 구원 부문 1위 삼성 임창용(39·현 KIA·33세이브)의 기록(5블론세이브·2터프세이브)과 비교해도 임창민의 안정감(4블론세이브·5터프세이브)을 가늠할 수 있었다.
올해도 임창민의 위기관리능력은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올해는 그렇게 힘든 상황(터프세이브)이 많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말과 달리 10세이브 중 2점차 승부가 1번, 1점차 승부 3번이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어떤 상황도) 괜찮다. 등판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힘이 넘친다”며 여유롭게 웃고는, 빗속도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뛰쳐나갔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