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예지원이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카리스마와 코믹함을 넘나드는 연기로 보는 재미를 두 배로 높인다. ‘신 스틸러’ ‘명품 조연’이라는 호평에 “감히 그럴 능력이 아니다”며 손을 내젓는다. 사진제공|tvN
카리스마와 푼수 오고가는 이사 역
김지석과 커플 연기도 뜨거운 관심
송현욱PD 배려에 더 신명나는 연기
시청률 10% 넘으면 점프포옹 재연
“김지석과 점프 포옹, 열 번도 가능해!”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은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사는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심서 오해영 역의 서현진이 가장 돋보이지만 예지원(43)의 존재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같은 설정이라도 그가 하면 뭔가 특별한 게 있다. 코믹 연기는 더욱 그렇다.
예지원의 활약에 힘입어 ‘또 오해영’은 2%(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시작해 23일 7회가 6.6%까지 상승했다. 그가 목표로 내건 10%를 앞두고는 “시청률 잘 나오면 뭘 못하겠느냐”며 호탕하게 웃는다. 극중 예지원은 외식사업본부 이사 역을 연기한다. 회사에서는 ‘얼음마녀’로 불릴 정도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만, 집에서는 남동생 에릭으로부터 온갖 구박을 받는다. 집 안팎의 성격이 정반대인 인물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맛깔스럽게 소화하고 있다.
“연기자는 누구와 연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혼자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제작진, 동료들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현장은 감사하다.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고 있다.”
예지원은 1996년부터 연기 활동을 시작했지만 ‘또 오해영’에 참여하며 새삼 “복 받은 현장”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대부분의 드라마는 시간에 쫓기며 제작해 다양하게 연기하고 싶어도 제작진에 뭘 요구하긴 어렵다”며 “동료들에게는 욕심으로 비칠 수도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또 오해영’에서는 연출자 송현욱 PD가 먼저 손을 내밀어준다. 예지원은 송 PD의 배려에 용기를 얻어 더 신명나게 즐기고 있다. 또 박해영 작가의 글을 잘 살리기 위해서 조사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캐릭터가 주당의 설정이지만 취하더라도 대사는 알아듣게, 코믹 연기는 “오버하지 않지만 덜하지 않게”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둔다. 뿐만 아니라 의상 스타일링도 직접 한다. “옛날에는 헤어와 메이크업까지”해서 식은 죽 먹기란다. 이 같은 숨은 노력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지인들의 “축하전화”를 통해 실감하고 있다.
총 16부작인 드라마는 24일 반환점을 돌면서 예지원과 김지석의 연상연하 커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한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는 예지원에게 드라마와 똑같은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진다면 어떻겠느냐고 묻자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며 웃는다.
“일하다 보니 이렇게 나이를 먹었다. 연하라고 뭐 특별한 게 있나. 남녀관계에서 나이는 상관없다. 친구들을 봐도 똑같더라. 그리고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 아닌가. 하하!”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순 없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천천히 보내고 싶다. 예지원은 “어릴 땐 술을 체력으로 버텼지만 지금은 운동해도 될까 말까”라며 “자꾸 편한 옷만 찾아 큰일”이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태권도와 프리다이빙(무호흡 잠수)으로 몸을 움직이는 이유다.
드라마 종영 전까지 예지원은 물론 시청자는 김지석에게 달려가 안기는 그의 모습을 기대하지 않을까. 예지원은 시청률 10%를 달성하면 극중 서현진이 에릭을 향해 달려가며 점프해 포옹하는 장면을 재연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한 번으로 부족하다는 분들이 계시더라. 열 번이면 괜찮으시겠죠? 알겠습니다. 하하!”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