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넥센 유격수 김하성(21)이 알을 깨고 나온 것은 입단 2년째인 2015시즌이었다. 그해 140경기에서 타율 0.290(511타수148안타), 19홈런, 73타점, 22도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ML)에 진출한 강정호(피츠버그)의 빈자리를 큰 무리 없이 메웠다. 신인왕 투표에서 구자욱(삼성), 골든글러브에서 김재호(두산)에 밀려 수상에 실패했지만, 넥센의 유격수 고민을 지웠다는 점 자체로 의미가 컸다.
야구선수에게 두려움 없는 적극적인 플레이는 큰 장점이다. 김하성이 그렇다. 그라운드에서의 의욕과 적극성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하성이는 돌격대 스타일이다. 그게 매력이다. 지금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은 김하성에게 큰 자신이다. 그는 올해도 24일까지 43경기에서 타율 0.280, 8홈런, 20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팀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김하성은 올해 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타석에서 싸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지난해 첫 42경기와 비교해 대부분의 타격지표에 큰 차이가 없는데, 삼진이 42개에서 30개로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수비 때도 “무조건 강하게 송구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는 염 감독의 조언을 실천으로 옮기려 노력하니 한층 안정감이 생겼다.
염 감독은 “하성이는 팀의 향후 10년을 책임질 선수”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만큼 김하성을 아낀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했을 때 누구보다 아쉬워한 이도 염 감독이다. 그러나 아끼는 만큼 쓴 소리도 자주 한다. 특히 김하성이 약한 모습을 보일 때는 가차 없다.
염 감독은 “하성이가 풀죽은 모습을 보이면 많이 질타한다. 실책을 저질러도 ‘내일 이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당당해져야 한다”며 “하성이가 더 강한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약한 모습을 보이니 그런 것이다. 처음부터 책임감을 심어주려 한다. 상대보다 자신과의 싸움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