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윤희상. 사진제공|SK 와이번스
내부경쟁 희미해진 SK, 2군 동기부여 필요
SK 우완투수 윤희상(31)은 올 시즌 5선발 기회를 가장 먼저 부여받았다. 2014년 타구에 맞는 부상 이후 지난해 팔꿈치 통증까지, 2년 동안 제 몫을 못했던 그에겐 어느 때보다 부활이 절실했다.
SK 김용희 감독도 스프링캠프 내내 치열하게 5선발 경쟁을 펼치고도 경험이 있는 윤희상에게 기회를 줬다. 이름값 외에도 1군 캠프에 간 선수들보다 대만 2군 캠프에 갔던 윤희상이 빠른 회복세로 더 나은 모습을 보인 것도 5선발 낙점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윤희상은 1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4월6일 사직 롯데전 2.1이닝 4실점, 4월12일 문학 KIA전 3이닝 5실점을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캠프 내내 5선발 경쟁을 펼친 이들이 있었기에 무작정 기다려줄 수 없었다.
마침 두 번째로 5선발에 진입한 문승원(27)이 등판할 때마다 5이닝을 채워주며 제 몫을 다했다. 윤희상에게 기회는 점점 멀어져갔다. 그러나 5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21일 광주 KIA전 5.1이닝 5실점(승리)에 이어 28일 문학 삼성전 3.2이닝 7실점(패전)에서도 대량실점을 하고 말았다. 김 감독의 눈은 다시 윤희상에게 돌아갔다.
절치부심한 윤희상은 퓨처스리그(2군) 7경기서 4승 무패 방어율 2.25를 기록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1군과 2군은 다르지만, (윤)희상이가 결과가 있어서 5선발 자리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시즌 전 김 감독은 선수단에게 ‘경쟁’을 강조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1군 전력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5선발의 교체, 1군 백업 자리의 변화 등 작은 변화도 있었다.
‘결과’를 냈던 윤희상이 1군에서 제 몫을 해준다면, 2군 선수들에겐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다. 2군에서 성과를 내면 1군 기회가 온다는 ‘동기 부여’다. 1군 복귀전이었던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윤희상은 5이닝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92개. 홈런 1개 포함 6안타 3볼넷을 내줬고, 탈삼진은 2개였다. 4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는데 3회 집중타를 맞은 게 아쉬웠다. 직구 최고구속은 145㎞였다.
물론 한 경기로 평가하기엔 이르지만, 이날 갑작스런 선발교체로 두산에서 데뷔전을 치른 고원준(5이닝 1실점)과는 확연한 비교가 됐다. 최고나 최악의 피칭은 아니었기에 일단 로테이션 잔류는 가능해 보인다. 윤희상이 자신에게 온 2번째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팀에게도, 선수 본인에게도 부활은 절실하다.
잠실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