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음 대세는 이상준”…‘코빅’의 자존심 이국주X이상준

입력 2016-06-07 1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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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과 이국주는 “우린 우승을 바라지 않는다. 최장수 코너로 기록되길 원한다. ‘코빅’의 최장수 코너로 영원히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준과 이국주는 “우린 우승을 바라지 않는다. 최장수 코너로 기록되길 원한다. ‘코빅’의 최장수 코너로 영원히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빠져든다. 농담과 진담의 아슬아슬한 간극이 오묘한 웃음포인트. ‘쓸데없음’을 온전히 개그에 응용하며 공감과 원성(?)을 동시에 사고 있다. 개그맨 이상준과 개그우먼 이국주의 이야기다.

두 사람은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의 ‘오지라퍼’라는 코너에서 남녀의 심리를 다룬 개그를 펼치고 있다. 코너 속 이상준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유시진 대위 코스프레 중인 ‘동네 아재’로 등장한다. 이국주는 걸그룹 쥬얼리의 메가 히트곡 ‘원모어타임’ 전주에 맞춰 요란스럽게 등장한다. 화장인지 분장인지 모를 메이크업과 기승전‘녹즙’으로 구성된 속칭 ‘녹즙송’은 이미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지 오래다. 떼창을 방불케 하는 놀라운 이국주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코너는 방송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한 ‘오지라퍼’의 ‘짤방’(토막 방송)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는 수직상승이다. 순위도 많이 올라 항상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지라퍼’는 어떻게 탄생한 걸까. 이상준과 이국주가 밝히는 ‘오지라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이제부터 시작된다.


- ‘오지라퍼’의 탄생 비화는.

이국주: ‘10년째 연애 중’ 이후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있었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다들 내가 먹기만 하고, ‘의~리’만 외친다고 생각한다. ‘코빅’에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건강도 좋지 않았다. 그런데 귀신같이 PD님한테 전화가 오더라. 그때 원하는 사람과 코너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그래서 선택한 사람이 (이)상준 오빠다. 전부터 꼭 같은 코너에서 합을 맞춰 보고 싶었다.

이상준: (이)국주는 선택했는데, 난 제작진에게 통보 받았다. 쉬고 있는데 제작진에게 전화가 오더라. 국주와 (새 코너를) 하면 된다더라. 그래서 ‘아 그렇구나’ 생각했다.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전화가 아닌 게 어딘가 싶었다. (웃음)


- 이상준을 택한 이유는 궁금하다.

이국주: 토크형 개그에 갈망이 있었다. 상준 오빠는 오랫동안 ‘코빅’에서 토크형 개그를 선보인 사람이다. 개그감도 뛰어나다. 순발력이 워낙 좋아 어떤 상황에서도 능청스럽게 넘어가는 재주를 지닌 사람이다. 그래서 신뢰가 갔다. ‘이 사람이면 믿고 코너를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빠를 선택한 것에 후회 없다.


- 벌써 3쿼터째다. 두 사람 사이에 달라진 점이 있나.

이상준: 점점 살이 찌고 있다. 국주 덕분이다. 밥을 잘 사준다. 왜 내가 안 사느냐고? 지(국주)가 먹을라고 사는 거다. 많이 주문 하면 민망하니깐 내 것도 주문해 준다. (웃음)

이국주: 내가 이러고 산다. 그런데 사실이다. 뭐가 예쁘다고 사주겠나. 나 먹을라고 계산하는 거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러더니 이상준을 보며) “오빠는 결혼설이나 해명해라.”

이상준: 맞다. 이거 꼭 빼지 말고 넣어 달라. 나 미혼이다. 모 포털사이트에 내가 결혼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있더라. 대체 누구 혼삿길을 막으려고 그러는지. 거듭 말하지만, 미혼이다.


- 실제 연애는 괜찮나, 코너 때문에 지장은 없나.

이국주: 일단 만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지장이 있고 말고 할게 없다. 그렇지만 걱정이 된다. 이러다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요즘은 ‘내가 누굴 걱정하고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어서 나도 좋은 사람과 ‘꽁냥’거리고 싶다.

이상준: 결혼한 걸로 아는 사람도 있는데 지장은 무슨…. ‘돌싱’이냐는 말도 있다더라. 지장이라도 받고 싶다. (웃음) 다시 말한다. 나 총각이다. 여성분들 저 총각입니다.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코너 ‘오지라퍼’에서 활약 중인 개그우먼 이국주.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코너 ‘오지라퍼’에서 활약 중인 개그우먼 이국주.



- 만나는 사람이 없다면 두 사람이 만나는 건 어떤가.

이상준+이국주: (미리 짠 것처럼 ) “팍씨! 죽고 싶어요? 어딜 엮어요!” (웃음)


- ‘오지라퍼’는 관객 참여형 코너다. 관객들과의 에피소드는 없나

이상준: 최근 페이스북 계정으로 쪽지가 왔다. 우리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영화관 앱(어플리케이션)으로 과거 관람한 영화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는데, 그게 결별에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거기까지가 아닌가 싶다.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 ‘코빅’ 보러 오세요.

이국주: ‘관객과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분들이 있다. 전혀 아니다. 대본이 존재하지만, 관객과의 토크는 모두 무대에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진다. ‘코빅’에 오실 방청객(관객)들은 ‘내가 지목 당할 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왔으면 한다. 특히 맨 앞줄은 100% 카메라에 걸린다. 우리 타깃이기도 하다. 마음의 준비하고 오시라. (웃음)


- 장도연부터 양세형까지 ‘코빅’ 개그맨 전성시대다. 차기 ‘대세 개그맨’은 누가 될 것 같나.

이국주: 다음 차례는 무조건 이상준이다. 이 오빠처럼 한결 같이 웃기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큰 기복도 없고, 순발력도 뛰어나다. 오랫동안 비호감 캐릭터가 굳어졌는데, 그마저도 여자관객들이 좋아하더라. 묘하게 중독되는 맛이 있다. 이제 이상준이 뜰 차례다.

이상준: 나다. 이제 뜰 때도 되지 않았나. 정말 뜨고 싶다. (웃음)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코너 ‘오지라퍼’에서 활약 중인 개그맨 이상준.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코너 ‘오지라퍼’에서 활약 중인 개그맨 이상준.



- 오랫동안 ‘코빅’에서 활동했다. ‘코빅’은 두 사람에게 어떤 존재인가.

이국주: ‘코빅’은 지금의 날 있게 만들어 준 곳이다. 언제나 오면 행복해지는 곳이다. 동료 개그맨들은 물론 제작진까지 이렇게 가깝게 지낼 수가 없다. ‘코빅’이 최장수 개그프로그램을 넘어 후배 개그맨들이 꿈꾸는 꿈의 무대가 되길 바란다.

이상준: ‘코빅’은 지상파 3사 공채 출신 개그맨들이 한 장소에서 개그를 펼치는 유일한 곳이다. 새로운 웃음을 위해 늘 고민하게 되는 곳이다. 개그맨으로 내 사명감을 잃지 않게 한다. 그렇기에 ‘코빅’이 사라지면 내 반쪽이 없어지는 기분일 것 같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개그프로그램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이국주: 라디오DJ가 꿈이었는데, 벌써 이뤄서 지금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토크콘서트다. 내 이름을 건 콘서를 열고 싶었다. 분장이 아닌, 콩트가 아닌 관객과 소통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루게 됐다. 두근거리고 흥분된다.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이상준: 큰 꿈은 없다. 다만 오랫동안 개그맨으로서 무대에 서고 싶다. 언제까지 내가 사랑받을지 모르겠지만, 개그프로그램들이 사라지질 않길 바란다. 그리고 개그맨을 꿈 꾸는 후배들의 희망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나 역시 선배 개그맨으로서 노력하려고 한다.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코너 ‘오지라퍼’에서 활약 중인 개그맨 이상준과 개그우먼 이국주(오른쪽).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인기코너 ‘오지라퍼’에서 활약 중인 개그맨 이상준과 개그우먼 이국주(오른쪽).



- 마지막으로 시청자와 관객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국주: 방청 오시는 분들에게 할 말이 있다. 제발 몰래 오지 말라. 교제 중인 상대가 아닌 다른 이성과 오지 말았으면 한다. 직장이나 가족에게 비밀로 하고 오는 것도 삼가해달라. 언제 어디서 카메라에 잡힐 지 모른다. 방송보고 ‘으악’ 하지 말고 알아서 오해가 소지가 될 상황은 만들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웃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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