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웃은 두산 ‘90년생 트리오’

입력 2016-06-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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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허경민-박건우(맨 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전 정수빈·허경민 4득점 합작
1번 박건우도 2안타2득점 펄펄

두산 정수빈(26)과 허경민(26)은 팀의 선두 질주에도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던 둘은 올 시즌 들어 21일 경기 전까지 규정타석을 채운 56명의 선수들 중 타율 54위(0.252)와 51위(0.263)에 그치며 좀체 타격감을 찾지 못한 상황이었다. 특히 ‘잠실 아이돌’ 정수빈은 특유의 미소 대신 굳은 얼굴로 연습에 임하는 경우가 잦아졌고, 허경민 역시 “고소공포증이 있어 높은 타율에서 금방 내려온다”는 자조 섞인 말로 본인의 부진을 대신 표했다. 둘과 함께 두산의 ‘90년생 트리오’를 이루는 박건우(26)가 16일 광주 KIA전에서 역대 20번째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정수빈과 허경민, 두 친구의 반전은 같은 날 함께 일어났다. 21일 잠실 kt전에서 둘은 함께 5안타 4득점 3타점을 합작해 팀의 12-1 대승을 이끌었다. 2번타자로 나선 정수빈은 1안타 3득점으로 테이블세터 역할에 충실했고, 7번 허경민은 개인 한 경기 최다기록과 동일한 4안타를 때려내며 손맛을 봤다. 이날 1번타자를 맡은 박건우까지 2안타 2득점으로 활약해 세 친구는 오랜만에 함께 웃었다.

22일 만난 정수빈과 허경민은 이전보다 밝은 얼굴로 덕아웃에 얼굴을 비쳤다. 얼굴이 좋아졌다는 기자의 질문에 정수빈은 “어제 잘 친 것보다 오늘 비가 오고 있어서 (쉴 수 있기 때문에) 웃는 거에요”라며 멋쩍게 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허경민은 “내가 아마 4안타 쳤던 적이 3번 정도 있었을 것”이라며 “어제는 퍼펙트게임 상황이라 오히려 타격보다 수비가 더 부담됐다”며 전날 상황을 대신 전했다. 타율 하위권에서 주춤하던 둘의 동반 상승에 선두 두산은 활력소를 두 배로 얻게 됐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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