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겸 집행위원장 강수연-김동호 조직위원장(오른쪽). 동아닷컴DB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계의 의견을 수렴해 늦어도 7월 말까지 ‘독립성과 자율성’을 명시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영화제 불참’을 선언한 영화계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의지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조직위원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2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성과 자율성 침해를 금지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을 7월 중 마무리하고 제21회 영화제를 정상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온 조직위원장 자리에 5월 말 민간인으로는 처음 취임한 김동호 위원장은 “지금껏 정관 개정은 조직위원장인 부산시장이 주도했지만 지금은 민간에 넘어왔으니 안 될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정관 개정과 관련해 부산시와 상당한 교감을 나눈 것으로도 알려졌다.
사실 정관 개정은 영화제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로 주목받았다. 2014년 세월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이후 촉발된 부산시와 영화제의 갈등을 푸는 핵심 사안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부산시가 줄곧 정관 개정에 반대하면서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9개 영화 단체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영화제 전면 불참을 선언했다.
비대위는 독립성 침해에 대한 ‘전임 조직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와 표현의 자유 확보에 필요한 ‘정관 개정’을 요구해온 상황. 이와 관련해 김동호 위원장은 정관 개정의 시한을 공표하면서도 서 시장의 사과와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 후임인 내가 대신 사과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2년여 동안 영화제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죄송하다”고 몇 차례 사과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기소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과 전양준 부집행위원장 등에 대해서는 “명예회복을 위해 조직위원회가 돕겠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