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고 출신 박지훈, 기술자의 향기가…

입력 2016-07-0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중앙대 박지훈(왼쪽)과 연세대 천기범은 올해 10월 열릴 KBL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유심히 지켜봐야 할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지고 있는 2016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에 각각 한국B팀과 한국A팀으로 출전해 기량을 뽐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BL 신인드래프트 선수들 미리보기

2. 중앙대 박지훈·연세대 천기범

돌파력·드리블 굿…슈팅능력은 아쉬움
정통포인트가드 부재 속 천기범도 눈길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가 6월 29일부터 7월 4일까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다. 6개 팀이 참가한 올해 대회에 한국은 A·B팀으로 나눠 출전했다. 이번 대회는 어느 때보다 많은 농구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16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10월 17일 예정)에 나설 대학선수들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드래프트에는 이종현, 강상재(이상 고려대), 최준용(연세대)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대거 도전한다.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이번 대회에 나온 주요 선수들의 장·단점을 미리 살펴본다.


‘기술자 전당’ 송도고 출신 박지훈

중앙대 가드 박지훈(21·185cm)은 올해 들어 주가가 오른 선수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중앙대에 지난해 양형석 감독이 부임한 뒤로 단신 가드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몰 라인업’이 등장하자, 박지훈도 프로 관계자들의 눈에 들기 시작했다. 일단 출신 고교부터 ‘기술자’의 향기가 풍긴다. 송도고 출신이다. 송도고는 이충희, 강동희, 김승현, 신기성(이상 은퇴), 김선형(SK) 등 ‘한국농구의 간판 기술자’들을 배출한 학교다. 박지훈도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고교 때부터 백패스, 비하인드 드리블, 플로터 등을 몸에 익혀왔다. 프로 A구단 스카우트는 “딱 봐도 송도고 출신의 가닥이 보인다. 드리블을 잘하고, 돌파를 즐긴다. 개인기술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지훈은 정통 포인트가드보다는 슈팅가드 성향이 더 강한 공격형 가드다. 경기조율이나 번뜩이는 패스 능력은 다소 뒤지지만, 특유의 기교와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빼앗는 드리블로 돌파를 노린다. 속공에선 전개 능력과 마무리 능력을 모두 갖췄다. 관건은 ‘전문성’이다. B구단 스카우트는 “신체조건과 플레이 스타일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슈팅가드를 보기에는 사이즈(185cm·74kg)가 애매하고 슈팅 능력이 부족하다. 포인트가드를 보기에는 경기조율이나 리딩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C구단 스카우트는 “본인의 장점인 돌파를 살리기 위해선 슈팅이 더 나아져야 한다. 지난 시즌보다는 슛이 많이 좋아졌는데, 본인이 노력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프로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아니겠는가. 긍정적 요소다”고 평가했다.

정통 포인트가드 희소성 지닌 천기범

세계농구의 흐름에서 정통 포인트가드보다는 득점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형 가드가 주류를 이루면서 상대적으로 정통 포인트가드의 희소성이 커졌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정통 포인트가드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김태술(KCC), 김시래(국군체육부대) 이후 눈에 띄는 가드가 없다.

연세대 천기범(22·186cm)은 부산중앙고 시절 ‘천재 가드’로 불렸다. 고3 때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전 세계의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경 없는 농구’ 프로그램에 한국대표로 참가했는데, 해외 장신선수들에게 거침없는 앨리웁 패스를 뿌리면서 캠프 기간 동안 ‘코리안 스티브 내쉬’라고 불리기도 했다. 연세대 입학 당시만 해도 ‘제2의 김태술’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샀다. 그러나 연세대 진학 이후 ‘천재 가드’라는 수식어는 자취를 감췄다. 대학농구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데다, 설상가상으로 잦은 부상에도 시달렸다. 그 사이 1년 후배 허훈이 연세대의 주전 가드 자리를 꿰찼다. 그럼에도 천기범이 이번 신인 드래프트 4∼5순위로 평가 받는 이유는 농구 센스와 패스 감각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B구단 스카우트는 “운동능력이나 활동량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농구의 흐름을 잘 파악하면서 플레이한다. 수비 타이밍이 좋아서 스틸도 곧잘 한다”고 평가했다. D구단 스카우트는 “(정통)포인트가드가 워낙 귀하다. 1∼2학년 때 고생을 했는데, 작년부터 다시 예전 모습이 조금씩 나온다. 어시스트가 평균 0.9개밖에 되지 않는데, 연세대는 최준용과 허훈이 볼을 잡는 시간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천기범의 어시스트가 많이 나올 수 없다. 센스가 좋아서 프로에서 어느 정도 출전시간만 확보되면 동료들과도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갈수록 강해지는 프로농구 각 구단의 강한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