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3명…한화, 투수코치도 퀵후크?

입력 2016-07-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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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전 한화 고바야시 코치-정민태 코치-이상군 코치(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이상군 코치로 시즌 세번째 투수코치
김성근 감독, 이유 질문에 심기불편
“쓸데없이 내부 이야기를 하나” 역정


또 바꿨다. 한화가 개막 후 석 달 사이에 벌써 3번째 1군 투수코치를 맞이했다. 2일을 기점으로 이상군(54) 불펜코치가 1군 투수코치를 맡고, 정민태(46) 투수코치가 불펜코치로 가는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

한화는 올 시즌 일본인 고바야시 세이지(58) 투수코치 체제로 시즌을 맞이했다. 1월에 영입한 고바야시 코치는 스프링캠프부터 한화 투수들을 지도했지만, 정작 시즌 개막 후 9경기 만에 물러났다. 당시 2승7패로 팀이 부진한 출발을 하자 김성근 감독은 고바야시 투수코치와 오키 야스시(55) 배터리코치에게 2군행을 지시했다. 고바야시 투수코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사의를 표한 뒤 짐을 싸서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4월13일부터 1군 메인 투수코치를 맡은 정민태 코치도 다시 80일 만에 물러났다. 새롭게 1군 메인 투수코치로 발탁된 이상군 코치는 김인식 감독 시절이던 2009년 이후 7년 만에 한화 1군 메인 투수코치로 복귀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투수코치는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보직이다. 그런데 개막 후 석 달 사이에, 올스타 브레이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처럼 2차례나 교체가 이뤄져 3번째 투수코치를 맞이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1군 투수코치는 스프링캠프부터 투수들이 몸을 만들고, 투구수를 늘리고, 구위를 끌어올리는 모든 과정을 지켜본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거쳐 시즌을 치르는 과정을 함께 겪는다. 기량과 구위뿐만 아니라 기복이나 심리상태까지 복합적으로 살피고 기억한다. 투수와 투수코치는 실과 바늘과 같은 사이다.

그러나 한화에서는 투수코치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왜 투수코치를 교체하는지도 비밀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2일 투수코치 교체 이유와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전부 여기 욕먹어야겠구나. 쓸데없이 내부 이야기를 하나”라며 “계획? 듣던 대로 하겠지 뭐. 들었다며? 그대로 하겠다”면서 역정을 냈다.

어차피 경기가 시작되면 1군 메인 투수코치는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감추려고 해서 감출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특히나 한화는 투수교체가 가장 많다. 코치의 권한은 사실상 거의 없고 수시로 전달되는 감독의 지시를 따르는 역할이 주된 임무이기 때문에 10개 구단 투수코치 가운데 TV 화면에 가장 많이 잡힌다. 잠시 후면 팬들이 궁금해 할 수밖에 없는 1군 투수코치 교체 사실을 오히려 구단 내부인이 대단한 비밀을 발설한 것처럼 화를 냈다.

프로야구에서 감독이 대통령이면, 코치는 장관이다. 석 달 사이에 장관이 3명이나 바뀌는 국가 조직이라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일반 회사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3일 현재 팀방어율 5.93으로 가장 나쁘다. 1군 메인 투수코치 때문이었을까. 한화는 투수만 자주 퀵후크(3실점 이하 선발투수를 6회 이전 교체) 당하는 것이 아니라 투수코치도 잦은 퀵후크를 당하고 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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