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짓누르는 기록의 무게…‘18경기 무패행진’을 잊어라!

입력 2016-07-05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무승부 늘어 ‘9승9무’… 최강희 감독 “기록 의식말라”

전북현대는 올 시즌 개막 이후 18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K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쌓여가는 기록의 무게는 오히려 선수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듯하다.

전북은 3일 수원FC와의 K리그 클래식(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기며 무패기록을 18경기까지 늘렸다. 그러나 선수단과 최강희 감독은 기뻐할 수 없었다. 어느덧 9승9무(승점 36)로 무승부 횟수가 승수와 같아졌기 때문이다. 기록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감은 선수들의 소극적 움직임을 불러왔고, 결과적으로 패배를 피한 무승부만 늘고 있다. 최 감독 역시 “골을 넣으면 뒷걸음질을 친다. 뒤로 밀려나다보니 팀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상대에게 기회를 내줘 비긴 경기가 많다. 선수들이 스스로 무승부를 만드는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잦은 무승부는 순위경쟁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최근 2위 FC서울(9승3무6패·승점 30)이 시즌 첫 3연패에 빠져있어 전북으로선 독주체제를 공고히 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무승부가 많아 좀처럼 격차를 더 벌리지 못하고 있다. 8∼12라운드(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로 미룬 10라운드 제외)에 거둔 4연승 이후로는 2경기 연속 승점 3점을 챙긴 경우가 없을 정도다. 최 감독은 “분명 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이기는 게 중요하다. 3무보다는 2승1패가 낫다.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해줬으면 한다. 선수들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선두 전북을 상대로 수비적 전술을 들고 나오는 팀도 늘어나 더욱 골치가 아프다. 최 감독은 “분명히 시즌 초 프로축구연맹뿐 아니라 모든 감독들이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굉장히 강조했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될수록 그런 것들이 실종되고 있다”며 “이를 감수하고 남은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