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뷰마’ 장혁표 알파고 의사 205, 진지한데 귀여워~

입력 2016-07-05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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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배우 장혁이 귀엽다. 본인은 진지한데 이상하게 귀엽다.

장혁은 KBS2 월화드라마 ‘뷰티풀마인드’에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는 인격 장애를 지닌 천재 신경외과 의사 이영오로 열연 중이다. 4일 ‘뷰티풀마인드’ 5회에선 이영오라는 이름에 얽힌 비밀이 공개됐다. 이영오는 고아원에 버려진 205번째 아이라는 뜻이다. 이영오를 입양한 아버지 건명(허준호)은 그에게 사람들의 바디 시그널로 감정을 파악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왔다. 이 때문에 이영오는 사람들의 눈과 어조, 움직임 등으로 그들의 마음을 파악하고 그에 응당한 감정 표현을 흉내 내며 평범한 척 살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이영오는 살인까지 서슴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무감정한 사이코패스다. 하지만 공감 능력이 없는 그에게 시청자는 모순적이게도 연민을 느끼고 공감한다. 때로는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신비로운 우주의 세계인냥 호기심을 갖는 그의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배우 장혁의 눈빛이 이 같은 이영오의 매력을 만들어냈다. 감정 없는 공허한 눈빛이지만 장혁이 그려내는 이영오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원한다. 세상과 단절하도록 길들여진 이영오가 세상 보통 사람들과 손잡고 싶어 하는 느낌이다. 사람의 감정을 읽을 때 근육의 움직임과 혈관의 수축 정도 등 의학적으로 분석하는 이영오의 태도와 이를 속삭이듯 말하는 장혁의 내레이션이 흥미롭다. 특히 만물이 태동하는 듯한 봄의 생동감을 표현하는 배경음악이 어우러져 이영오가 갖는 호기심을 유아적으로 만들어낸다. 이영오의 무감정은 때론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내가 너를 잘 읽을 수 있게 내 눈을 봐”라는 대사. 이 말은 이영오 입장에선 연인 김민재(박세영)의 표정을 분석하기 위한 당연한 절차지만 이 말을 들은 김민재는 넋이 나가 버렸다.

‘뷰티풀 마인드’는 무거운 분위기가 감도는 극이다. 그 중심에는 장혁과 이영오가 있다. 그럼에도 장혁은 오히려 힘을 빼고 연기한다. 전작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KBS2 '장사의 신-객주2015’을 비롯해 로맨스물 ‘운명처럼 널 사랑해’(2014) 보다도 훨씬 보기에 편안한 연기로 60분을 이끌고 간다. ‘뷰티풀 마인드’가 경쟁작들에 비해 고전 중임에도 배우 장혁의 호연만큼은 이 드라마가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아닐까 싶다.

'뷰티풀 마인드' 6회는 5일 밤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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