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보다 더 빛난 문성민의 재발견

입력 2016-07-1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17일 끝난 ‘2016 MG새마을금고 한·중·일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며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인천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현대캐피탈 ‘한·중·일 클럽 국제배구대회’ 우승…무엇을 얻었나

최강팀 中 상하이 3-2로 잡고 정상
문성민 ‘업템포 2.0’ 해결사’ 입증
최태웅 감독 “젊은선수들 잘해줬다”


대한민국 클럽 대표로 출전한 현대캐피탈이 ‘2016 MG새마을금고 한·중·일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 왕좌에 올랐다. 현대캐피탈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중국 상하이 골든에이지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3 25-19 22-25 22-25 15-8)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은 앞서 15일 일본 제이텍트 스팅즈를 세트스코어 3-0(25-21 25-18 25-22)으로 잡았다. 객관적 전력상 최강으로 꼽혔던 상하이가 16일 제이텍트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덜미를 잡히면서 현대캐피탈은 17일 1세트만 따내도 세트 득실에서 앞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25-23으로 따내 일찌감치 대회 우승을 확정짓고도 승리를 향한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세트를 따낸 뒤 몸이 풀린 상하이에 3∼4세트를 연거푸 잃었으나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고 5세트를 15-8로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우승 상금 2만 달러를 받는다. 2위는 1승1패의 일본 제이텍트가 차지했다. 상하이는 2연패로 꼴찌가 되는 이변이 연출됐다. 대회 MVP는 제이텍트전 22득점, 상하이전 24득점을 올린 문성민(30)이 차지했다.

현대캐피탈, 우승보다 더 소중한 것 얻었다

국가대항전의 성격을 띠는 클럽 국제대회라 부담이 클 법했지만 현대캐피탈은 참가를 결정했다. ‘실전보다 더 좋은 훈련은 없다’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의 소신에 따른 결단이었다. 주전선수들 대부분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지만 대회에 들어가자 기대 이상의 몸놀림을 보여줬다. 특히 국가대표로 출전한 월드리그에서 목과 골반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문성민은 소속팀 현대캐피탈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최 감독이 새롭게 예고한 ‘업템포 2.0’ 배구의 주역이 될 자격을 보여줬다. 트라이아웃 도입으로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떨어지는 현실을 감안해 최 감독은 2단 공격 등 문성민의 해결사 능력을 강화할 구상이었는데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상하이 선치옹 감독 역시 “내가 국가대표 시절부터 문성민을 인상적으로 봤는데 역시 가장 돋보였다. 플레이가 성숙해졌다”고 칭찬했다.

2016 MG새마을금고 한·중·일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기쁨의 함성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인천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우승 확정 직후 만난 최 감독은 “한국에서 우승하니까 기분 좋다. 국내선수들로 우승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현대캐피탈의 미래인 젊은 선수들이 잘 해준 것이 이번 대회 최고의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노재욱, 이승원의 더블세터 시스템 등 ‘토탈 배구’의 희망을 확인했다. MVP 문성민은 “주 공격수라 공을 많이 때렸는데 동료들이 잘 올려줘서 그럴 수 있었다. 3세트 이후 체력이 떨어졌을 때, 공을 때리는 능력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한·중·일 클럽 대항전의 지속과 확대를 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을 받아 ‘2016 MG새마을금고 한·중·일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는 최초로 열릴 수 있었다. 다만 두달 전에야 개최가 확정된 탓에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등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 배구는 비시즌인 7월에 대회를 개최하며 8월 리우올림픽의 여자배구, 9월 KOVO컵, 그리고 10월 V리그까지 배구 붐을 이어갈 동력을 얻었다.

상하이 선치옹 감독은 “한국 클럽팀과의 이런 공식대회는 처음이다. 큰 효과를 얻었다. 비시즌이라 주전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해 결과가 나빴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다음번에도 이런 대회가 또 열린다면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제이텍트의 마스나리 가즈시 감독도 “현대캐피탈의 다양한 패턴 플레이를 통해 공부한 것이 많았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어린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비시즌에 환경을 바꿔주려 하계훈련을 지방에서 해왔는데 이런 실전을 통해 경험도 쌓고 일석이조의 도움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앞으로 미리 계획을 세워서 각 나라의 우승팀과 2등팀이 참가해 하루에 2경기씩 할 수 있으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