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W’ 한효주의 근거 있는 자신감

입력 2016-07-21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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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W’ 한효주의 근거 있는 자신감

영화와 드라마는 제작 환경과 송신되는 화면의 질감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 게다가 때에 따라선 배우의 연기 톤도 달라야한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는 영화계에서 연기파로 주목받는 배우가 드라마 화면으로 들어오는 순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가 된다. 하지만 지난 6년 동안 영화로만 활동했던 배우 한효주는 드라마 복귀의 성공적인 신호탄을 쐈다.

한효주가 출연한 MBC 수목드라마 ‘W-두 개의 세계’는 현실세계 초짜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절정의 ‘웹툰W’에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면서 스펙터클한 사건들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효주는 작품에서 흉부외과 의사이자 강철 덕후 오연주 역을 맡았다.

20일 첫 방송된 ‘W'는 웹툰과 현실의 연결이라는 이색 소재를 화면으로 구현하며 방송 내내 눈을 뗄 수 없는 전개를 이어갔다. 한효주가 분한 오연주는 1회에서 강철(이종석)이 살고 있는 ‘웹툰 W’ 세상에 처음으로 빨려 들어갔다. 피범벅 강철과 그를 살리기 위해 의사의 소명을 다하는 오연주의 모습이 강렬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기지를 발휘한 오연주는 순식간에 강철의 은인이 됐다. 의식을 회복한 강철은 ‘인생의 키를 쥔 그녀’ 오연주를 찾기 시작했고 이 모든 과정이 ‘웹툰 W’ 내용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에 오연주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웹툰 ‘W'의 작가 오성무(김의성)이 만화를 연재하고 있지 않으며 웹툰 안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깨닫고 혼란스러워했다.

한효주는 ‘W'에서 연기력 하나로 승부를 봤다. 사실 ‘W'는 결코 가벼운 드라마가 아니다. 강철의 일가족을 살해한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슈퍼 재벌답게 진지한 강철의 분위기, 2D에 불과해야할 강철을 죽이려고 하는 만화가 오성무의 이야기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처럼 얽히고설켜 흘러간다. 이런 가운데 한효주가 분한 오연주는 쾌활한 소녀의 사랑스러움을 지닌 인물이며 자칫하면 드라마 분위기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한효주의 연기에는 ’차분함‘이 깔려있다. 오버스러운 표정을 지어도 오글거리지 않고 혼란스러워 말을 더듬는 장면에서도 보는 이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야하는 주인공으로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게다가 한효주는 ‘W’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날 지도 모르겠다. 앞서 한효주는 SBS 드라마 ‘일지매’(2008)를 시작으로 ‘찬란한 유산’(2009), ‘동이’(2010)까지 3연타 흥행에 성공하며 톱배우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를 상징하는 캐릭터가 아닌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만 남겼을 뿐이었다. 다양하게 연기 변신했던 영화와 달리 드라마에서는 착한 캔디형 인물을 주로 연기했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것이다. ‘W' 속 오연주는 현실에 있을 법한 여자이며 지적이면서도 세련된 미모는 여전히 한효주만의 특급 무기로 캐릭터의 사랑스러운 성격을 부각시킨다.

한효주는 “이런 드라마는 처음이에요”라며 복귀작 ‘W-두 개의 세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1회 방송을 보고 나니 한효주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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