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리는 ‘옥중화’에서 감초 역할로 극의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운 적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했지만, 그는 ‘옥중화’에서 없어서는 안될 연기자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제공|김종학 프로덕션
코믹연기로 극의 재미 불어넣어
“사극은 특유의 추임새 재미있어
기회 된다면 현대극도 하고 싶다”
힙합듀오 마이티마우스의 쇼리(34·소준섭)는 데뷔한지 햇수로 9년이다. TV 음악프로그램과 음원차트 1위는 수차례 경험했다. 유명세는 남부럽지 않을 만큼 얻었다. 그러나 연기자로서 현재 활동하는 모습은 신인이나 다름없다. 매니저 없이 직접 운전해 현장에 간다. 장소를 착각하기도 일쑤, 휴대전화 알람을 듣지 못해 지각도 한다.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의 천둥을 연기 중인 쇼리는 “1인 몇 역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웃는다.
쇼리는 ‘옥중화’에서 감초 역할을 하며 드라마의 ‘웃음’을 담당하고 있다. 누더기 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하며 사극의 긴장감을 풀어준다. 그의 활약이 더해져 드라마는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중이다. “지금의 분량을 기대하지도 않았다”는 쇼리는 “20부까지만 버티자”고 했지만 총 50부작 중 절반을 “‘출첵’(출석 체크)”하고 있다. 2년 전 시대극인 ‘트라이앵글’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를 경험하고 사극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성공’에 다가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기하는 ‘재미’에도 푹 빠졌다. 쇼리는 “사극에 대해 정의를 내리진 못하겠지만 특유의 추임새 등이 재밌다”며 “기회가 된다면 현대극도 하고 싶다”고 했다. “직접 프로필을 들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싶을 정도”라며 의지를 드러낸다.
그렇다고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무대에 선 마이티마우스의 쇼리를 대중이 ‘옥중화’의 천둥으로 바라보진 않을까하는 걱정이다. 그는 “전문적인 과정을 통해 연기를 배우지 않아 캐릭터 소화가 혼란스럽기도 하다”며 “저를 연기에 얼마나 투영해야하는지 그 중간 지점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듀오 마이티마우스 쇼리. 사진제공|김종학 프로덕션
‘옥중화’의 촬영은 주로 경기도 용인 세트장과 경기도 고양시 일산 MBC 옛 사옥에서 이뤄진다. 서울 방배동이 집인 쇼리는 매일 “끝과 끝”을 오간다. “이제는 눈 감고도 용인 촬영장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운전만이라도 누군가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촬영 중에 마이티마우스 일정을 소화할 때가 있어 멤버 상추가 용인에 쇼리를 데리러 오고, 행사를 마치면 쇼리를 데려다주고 있다.
“상추 형한테 정말 미안하다. 저 때문에 괜히 형까지 고생이다. 몸보신도 많이 시켜줘야겠다. 조만간 금목걸이 같이 맞추기로 했는데…. 물론 돈은 제가 내는 걸로. 하하!”
쇼리는 “‘옥중화’ 종영까지 출연하고 싶다”는 목표를 이루고 내년에는 가수 활동에 주력한다. 올 4월 설립한 독립레이블 올마이티레코즈의 공동대표로서 직원을 채용하는 등 차근차근 회사 운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미 작업해둔 곡이 많아 매달 한 곡씩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이 중에 히트곡이 생기면 정말 고맙지만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며 “벌써 30대 중반이다. 40대에 마이티마우스가 지금보다 더 올라가는 건 분명 쉽지 않다. 유지만 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연기에 도전한 것도 “30대에 열심히 살아 4, 50대가 행복하길” 꿈꿔서다.
“저 정말 행운아이지 않나요? 음악하고 싶으면 노래 만들어 무대에 서고. 드라마에도 나오고. 예능프로그램에도 종종 출연하기도 하고.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나요?”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