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덕혜옹주’ 3대 키워드

입력 2016-07-2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덕혜옹주’. 사진제공|호필름

영화 ‘덕혜옹주’. 사진제공|호필름

■1. 다시 태어난 ‘조선의 마지막 황녀’
■2. 물오른 손예진 연기 보는 재미
■3. ‘부산행’ ‘제이슨 본’과 경쟁도

기구한 운명을 살다간 실존인물의 일대기는 언제나 매력적인 영화의 소재다. 손예진(사진), 박해일 주연의 ‘덕혜옹주’가 그 사실을 다시 증명한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의 스산한 삶으로 상영시간 2시간17분을 꽉 채운 영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결국 관객의 눈물을 터트린다.

‘덕혜옹주’(제작 호필름)가 27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이야기를 공개했다. 여름 극장가 흥행 사냥에 나선 블록버스터 4편 가운데 주목받는 한 편이다. 짜임새 있는 전개와 뭉클한 감동 그에 따르는 눈물까지, 흥행 요소는 여럿이다.


● 실존인물 덕혜옹주, ‘허구’ 더해 ‘비극’으로

덕혜옹주는 고종 황제가 예순의 나이에 얻은 외동딸이다. 1925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1962년 귀국할 때까지 일본에 감금되다시피 살아온 인물. 물론 실제 역사에서 덕혜옹주의 행적에 대한 분석과 의견은 엇갈리지만 영화에서는 전적으로 한 여인의 기구한 삶을 들여다볼 뿐이다. 영화적인 상상으로 만든 허구의 이야기와 인물도 여럿이다. 연출자 허진호 감독은 “백성의 사랑을 받던 한 인물이 역사적인 상황으로 정신까지 이상해지는 비참함을 겪는다”며 “그 개인이 가진 비극성을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실제 역사를 기준 삼지 않는다면 ‘덕혜옹주’는 그 자체로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다. 덕혜옹주의 곁을 지키는 또 다른 인물 김장한(박해일)은 40여 년 동안 일본군 장교로, 독립운동가로, 신문기자로 그 역할을 바꾸며 한 여인을 향한 절절한 순애보를 그린다.


● 손예진의 ‘대표작’으로 기록될 열연

손예진이 없었다면 ‘덕혜옹주’가 완성될 수 있었을까. 답은 회의적이다. 실력에 관한한 이견을 갖기 어려운 손예진의 연기는 ‘덕혜옹주’에서 정점에 이른 분위기다. 비극적인 일생을 20대부터 50대까지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풀어낸 점은 ‘열연’이라 할 만하다. 실제 1962년 이뤄진 덕혜옹주의 귀국 모습을 그대로 재연한 마지막 장면에서 손예진은 그 실력을 마음껏 드러낸다. 그동안 노인 분장을 통해 노년의 모습을 연기한 여배우는 많았지만 손예진은 단연 섬세한 표현으로 현실감을 높인다.

이날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확인한 손예진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 분(덕혜옹주)이 어떤 마음으로 삶을 견뎠을지 고민하며 연기했다”는 그는 영화 제작비로 1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도 했다.


● ‘탄탄한 이야기’는 흥행 경쟁력


‘덕혜옹주’는 8월 개봉을 앞두고 막판까지 공개 날짜를 고심해왔다. 워낙 쟁쟁한 대작이 여러 편 포진한 탓에 출혈을 최소화하는 ‘적기’ 선택이 중요했기 때문. 그렇게 정한 날짜가 8월3일이다. 매서운 기세의 ‘부산행’은 물론 흥행이 예고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제이슨 본’과 경쟁해야할 처지다.



‘다행히’ 한 주 먼저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이 상대적인 약체로 평가받는 상황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뭉클한 이야기에 높은 점수를 주는 중장년 관객의 취향이 큰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또한 여성 관객이라면 박해일의 순애보를 지나치기 어렵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